[부동산]집 넘쳐도 마이홈은 54%

  • 입력 2002년 9월 11일 16시 34분


전국의 주택수는 전체 가구수와 비슷해 주택보급률은 거의 100%지만 정작 내집을 갖고 있는 가구는 절반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앞으로 주택정책은 이미 공급된 주택을 제대로 분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은 암, 순환기계 질환(고혈압 심장병 등), 사고 등으로 이들 질병을 예방한다면 남자의 평균수명은 13년 더 늘어 85세, 여자는 8년 더 늘어 87.2세까지 살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조선족 인구가 앞으로 50년후에는 절반 정도로 줄어드는 등 해외 교포사회가 빠르게 해체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한국의 인구 및 주택'에는 한국 사회 각 분야의 독특한 현상에 대한 통계결과들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주택보급 확산=한국의 총 주택수는 1970년 443만 호(戶)에서 2000년에는 1147만 호로 30년만에 2.6배 늘었다. 1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주택 수의 비율인 주택보급률은 70년에는 79.5%였다가 가구수가 주택수보다 빨리 늘어 85년에는 71.7%로 줄었다. 88년 이후 실시된 주택 200만호 공급계획에 따라 주택보급률은 2000년 96.2%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전세나 월세가 아닌 '내 집'을 갖고 있는 비율인 자가(自家)거주율은 1970년 71.7%였던 것이 90년에는 49.9%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소 회복했으나 2000년에도 54.2%에 머물렀다. 두 집 꼴로 한 집만 자기집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김재익 계명대 교수는 "이 통계는 주택정책이 이미 공급된 주택을 잘 분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출산률 낮아 출산장려정책 펴야=여성 한명이 가임(可姙)기간동안 평균적으로 낳는 자녀수인 출산률은 1910∼1960년에는 6.3명으로 거의 고정됐다. 이후 가족계획이 도입되면서 1970년엔 4.5명으로 떨어졌다. 피임약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75년 이후에는 더욱 낮아져 75년 3.5명, 80년 2.8명, 2000년에는 1.5명까지 줄었다.

김두섭 한양대 교수는 "한국의 출산률이 부모 숫자인 2명도 안돼고 미국 등 선진국들보다 낮아 이제는 출산장려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대 질병 예방하면 남자는 13년 더 살아=2000년 현재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은 악성 신생물(암),순환기계 질환(고혈압 심장병 동맥경화 등 주로 성인병), 각종 사고로 나타났다. 1966년에는 폐렴, 결핵, 중추신경계 질환이 사망원인 1∼3위였다.

현대인의 3대 사망원인은 대체로 평소 운동이나 식사조절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들. 통계청은 이들 3대 사망원인을 빼면 1999년 기준으로 남자는 평균수명이 13.28년 늘어 85세, 여자는 7.95년이 늘어 87.2세가 된다고 설명했다.

1966년에는 결핵 독감 홍역 등도 10대 사망원인에 포함됐으나 30여년이 지나면서 이들은 빠지고 자살 사고 간질환 등이 추가됐다.

학력이 높을수록 사망률은 뚜렷이 낮고 그 차이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35∼44세 남성의 경우 1970년 초등학교도 가지 않은 사람들의 사망률이 초급대학 이상을 졸업한 사람들의 사망률보다 4배나 높았다. 2000년에는 이 격차가 12배로까지 벌어졌다.

▽3대 종교의 '과점화현상' 가속=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3대 종교신자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남성의 경우 85년 종교별 인구비율이 △불교 20.1% △개신교 14.5% △천주교 4.2%였으나 95년에는 △불교 23.3% △개신교 17.7% △천주교 6.0%로 높아졌다. 반면, 무종교인의 비율은 같은 기간 59.0%에서 51.7%로 낮아졌고 여성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지역별로 불교는 영남(부산, 대구, 경북, 경남)에 전체 신자의 43.5%가 살고 있으나 천주교와 개신교 등 기독교는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에 전체 신자의 58.1%가 집중돼 있다.

연령별로도 '선호 종교'가 달라 불교는 50대(34.9%)에 가장 많았으며 개신교는 19세 미만(23.0%), 천주교는 40대(7.6%)가 가장 많았다.

▽위기의 해외 한인사회=중국 옌볜 조선족 자치주는 외지로의 노동이동, 조선족 여성의 한국 남성과의 결혼에 낮은 출산율로 조만간 자치주로서 위상을 잃고 조선족 인구도 50년 후에는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재일동포 역시 혼인을 통한 귀화와 2,3세대의 일본국적 취득으로 계속 줄어 한때 90%를 넘던 일본내 외국인중 비율이 현재 50%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재일 동포사회의 해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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