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전망]"하반기 아파트값 약보합 예상"

  • 입력 2002년 6월 27일 18시 50분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파트 값은 소폭 하락하거나 현재 수준에 머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며 오피스텔 등 수익형 상품에 대한 투자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서울 강남에서 새로 나오는 아파트와 수도권 토지는 시기와 무관하게 노려볼 만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악재 쌓인 주택시장〓하반기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대통령선거와 정부의 투기억제 대책, 금리, 미국발 경제위기 가능성이 꼽혔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선은 그 자체로 주택시장에 악재”라며 “통상 대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오는 민생대책은 주택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복병”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대선이 있었던 92년과 97년 전국 아파트 값은 선거를 기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미 나온 투기억제 대책도 주택시장에 냉기류를 조성하는 요인.

최근 서울시가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의 용적률을 200%로 못박음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급격히 떨어진 상태다. 하반기 시행 예정인 분양권 전매 제한조치도 신규 분양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리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98년 이후 집값과 금리간 추이를 조사한 결과 눈에 띄는 상관관계는 없었다”며 “주택시장은 금리보다는 수급이나 전반적인 경기의 영향을 더 받는다”고 분석했다.

반면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금리가 오르면 은행 대출수요가 위축되고 이는 주택수요 감소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장기 전망 논란〓주택 공급과 관련한 장기 전망은 두 가지로 확연히 나누어졌다.

공급과잉으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장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의견과 아직까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성식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급속히 늘어난 새 아파트 분양 물량이 올 10월부터는 입주로 현실화된다”며 “향후 2, 3년간 주택시장이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에 서울과 경기도에서 새로 완공된 아파트는 6만7601가구. 하반기에는 이보다 3만8000여가구 늘어난 10만6456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잇단 재건축 규제와 준농림지 개발 제한 등으로 인해 만성적인 주택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희연 현대건설 전무는 “새로 입주하는 물량이 늘었다고는 하나 외환위기 이전과 비교하면 60%선에 그치며 무엇보다 추가 공급 여력이 줄고 있어 장기적인 집값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피스텔 투자 자제〓작년 이후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은 이제 ‘끝물’이라는 게 중론(衆論). 건설업체 내부에서도 이런 위기감이 감지된다.

송문헌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무는 “작년 이후 오피스텔 공급이 워낙 늘어난 탓에 수요가 턱없이 모자란다”며 “지금은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서종욱 대우건설 상무는 “임대용보다는 아파트 대용으로 쓸 수 있는 실주거용 상품이 그나마 투자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아파트, 토지 고려할만〓집을 산다면 올 11월이나 내년을 기약하는 게 좋을 듯하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집값이 여름 이사철에 반짝 상승했다가 소폭 하락한 뒤 11월경 저점을 찍을 것”이라며 “실수요자라면 11월이 매입 적기”라고 추천했다.

투자수익까지 고려한다면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가 1순위. 송문헌 전무는 “강남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양상을 보이지만 이는 재건축 대상 아파트에만 한정된 현상일 뿐, 일반 아파트는 여전히 높은 상승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이 어려워질수록 강남에서 공급되는 물량도 줄게 돼 기존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것.

토지와 상가도 노려볼 만한 종목이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수도권 일대 대로변 토지나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 용지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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