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인간들아 환경을 파괴하지 마라" '침묵의 봄'

  • 입력 2002년 4월 5일 17시 38분


◇침묵의 봄/레이첼 카슨 지음/김은령 옮김/384쪽/1만5000원/에코 리브르

공해로 빼앗긴 자연에도 ‘봄’은 오는가.

1971년 설립한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Green Peace)’ 이전에 자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인물이 있다. 미국의 생태학자이자 저술가인 레이첼 카슨(1907∼1964). 그는 심각한 내용의 보고서나 잔인무도한 포획 장면을 담은 비디오 대신 작고 얇은 책으로 자연 보호를 주장한다.

‘침묵의 봄’은 저자가 1962년 미국 ‘뉴요커(New Yorker)’지에 연재했던 내용을 묶어 발표한 것으로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등과 함께 ‘역사를 바꾼 책’으로 손꼽힌다.

이 책은 생물체 중 유독 혼자만 암 유발물질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인간이며, 서민들의 세금으로 공해물질을 만드는 정부의 잘못을 꼬집는다.

카슨은 인간이 자연을 공격하는 전쟁에서 저지른 ‘몰상식하고 잔인한 일’에 대해 분노했고, 진보와 개발이라는 핑계로 인간이 생태계에 잔혹한 살상을 저지르고 있음을 고발한다.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위험한 화학물질과 접촉하게 됐다”고 비판한 그의 목소리는 미국 전체를 뒤흔들었다. 깊은 감명을 받은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대통령 과학 자문위원회를 소집해 살충제 오용 문제 조사를 명령했을 정도였다.

40년전 기록이지만 이 책의 효용가치는 아직도 유효하다. 유해 화학물질을 완화하는 방법 등이 개발되고 있지만 환경 파괴는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장기적인 결과는 생각지 않은 채 수백만 파운드의 화학 살충제를 곳곳에 뿌려대는 사람들의 무책임함을 이렇게 지적한다.

“‘자연을 통제한다’는 말은 자연이 인간의 편의를 위해 존재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원시적 수준의 과학으로 곤충을 향해 겨눴다고 생각하는 무기가 실제로는 이 지구 전체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야 말로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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