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제일-하나은행 합병 급물살

  • 입력 2001년 12월 16일 18시 11분


하나-제일은행 합병 협상이 다시 시작됐다.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11월에 두 은행의 합병추진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일시 중단됐으나 최근 두 은행의 대주주인 뉴브리지(제일)와 알리안츠그룹(하나)이 협상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제일은행은 베인&컴퍼니와 리만브러더스를, 하나은행은 매킨지와 JP모건을 대리인으로 선정해 상대방 은행에 대한 정밀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초에는 연말까지 실사를 마치고 기본적인 합병구도를 마련한다는 것이었으나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은행합병이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왜 다시 시작했나〓하나은행은 그동안 경쟁력이 약한 신용카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외국 금융기관과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미국 테러사태 이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신용카드 부문이 상대적으로 강한 제일은행을 합병 파트너로 골랐다.

제일은행은 뉴브리지가 인수한 이후 부실여신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소극적 영업으로 일관해 총자산 규모가 26조원까지 줄어들었다. 따라서 국민-주택은행 합병 이후 은행 대형화 물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가 시급한 상황이다.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은 취임 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2∼3년 동안 총자산 규모를 40조원까지 늘리겠다”며 은행 대형화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두 은행 모두 필요에 의해 합병을 선택한 것.

▽통합 행장과 인원 정리가 쟁점〓합병협상의 쟁점은 ‘통합 은행장을 누가 맡는가’이다.

뉴브리지는 코헨 제일은행장이, 알리안츠는 김승유(金勝猷) 하나은행장이 통합 행장을 맡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합병협상에 있어 통합 최고경영자(CEO)를 누가 맡을지는 대주주의 이익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어서 쉽게 양보하기 어렵다.

제일은행 인원 정리도 만만찮은 사안이다. 하나은행의 1인당 자산관리 규모는 150억원이지만 제일은행은 58억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생산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상당수의 제일은행 인력을 정리해야 한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하나은행 자산규모가 제일은행의 2배나 되기 때문에 사실상 하나은행이 흡수 합병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하나-제일은행 현황 비교
비교항목하나제일
총자산(억원)518,031262,942
당기순이익(억원)2,2222,723
자기자본이익률(ROE·%)16.4924.25
총자산이익률(ROA·%)0.751.41
BIS비율(%)10.6413.15
직원수(명)3,4004,530
순이익 등 실적은 올 1~9월 기준. 총자산과 BIS비율은 9월말 현재.(자료:각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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