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장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현대의학도 불로장생(不老長生)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이 결과 평균수명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인간의 유전자정보를 분석한 게놈지도가 발표돼 수명연장의 희망을 던져주었고, 백혈병치료제로 개발된 ‘글리벡’은 암치료에도 효험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교수가 세계최초로 노화세포를 다시 젊게 만들 수 있는 생화학적 단서를 찾아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100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의학의 발전과 상관없이 오래 사는 사람도 많다. 어제 신문에 난 우리나라 최장수 부부의 얘기는 바로 그런 경우다. 제주도 집뜰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며 토닥거리는 사진이 아름다웠다. 할아버지는 101세, 할머니는 96세로 올해가 결혼 79년째라고 하니 거의 ‘백년해로’를 한 셈이다. 무공해 환경과 몸에 좋은 해산물, 기력이 있는 한 자식과 함께 지내지 않는 제주 특유의 풍속이 노인들의 활력을 증진시킨다는 분석도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사람의 사망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은 암으로, 이 중에서도 폐암이 1위였다. 이어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교통사고순. 그래서 오래 살려면 무엇보다 먼저 암을 극복해야 할 것 같다. 장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세가지만 꼽으라면 아마 정기건강검진 운동 금연(禁煙)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그냥 쉽게 지나치지만 건강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현대문명의 풍요로움을 다 보지도 못하고 일찍 죽는다면 그보다 억울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송영언논설위원>young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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