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우차 매각으로 조흥-외환 등 추가손실 불가피

  • 입력 2001년 9월 21일 18시 55분


대우자동차 매각대금이 12억달러로 결정됨에 따라 일부 은행들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향후 매각대금을 채권 비율에 따라 우선주로 받게 돼 은행권의 장부엔 기존의 대우차 여신은 없어지고 대신 투자 유가증권(우선주)만 남게 된다. 매각대금이 대출액에 크게 못 미치는 만큼 충당금을 충분히 쌓지 않은 은행은 이 과정에서 추가 손실을 부담해야 하는 것.

산업은행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금융권 총 차입금은 12조4500억원(은행권 2조5099억원). 매각대금이 12억달러(1조5600억원)이므로 금융권의 손실률은 87.5%〔(12조4500억원-1조5600억원)/12조4500억원×100〕다. 따라서 개별 은행에 따라 손실의 크기는 달라진다.

하나와 신한은행은 이미 대출금을 전액 손실처리했으며 국민과 한미도 90%에 이르는 충당금을 쌓아 추가 부담이 없다. 오히려 충당금 환입이 이뤄질 전망.

그러나 조흥(78%)과 외환(80%) 등의 충당금은 손실률에도 못 미쳐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담보 여신도 문제다. 일부 은행은 담보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5∼20% 정도 쌓고 있으나 매각 대상에서 제외돼 이를 청산할 경우 자산가치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은행권 전체에 미칠 파장은 1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아야 했던 지난해 11월 최종부도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적다는 지적. 이후 은행들은 지난해 12월에만 2조원가량의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넘기는 등 대부분 처분했다. 삼성증권의 백 운 애널리스트는 “대우차의 매각에 따른 은행권의 손실은 인천정유의 부도 에 견줄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추가 손실에 대한 부담. 은행권은 대우차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뒤에도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했지만 매각대금은 이에도 못 미친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매각대금이 주식이어서 현금은 한푼도 들어오지 않는다”면서도 “출자한 주가가 오르면 다소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은행별 충당금 적립 비율(단위:억원,%)
은행담보여신

(충당금비율)

무담보여신

(충당금적립비율)

한빛1.63,938(95)
외환742(5)967(80)
조흥382(20)1,397(78)
국민467(20)573(90)
주택-90(72)
서울3,200(88.3)
한미-1,474(90)
평화-726(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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