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남은 돈이 본전…손해는 잊어라"

  • 입력 2001년 9월 18일 19시 22분


미국 테러 사건 이후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단 며칠만에 큰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고 차분한 투자 태도를 유지해야만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자세가 바람직한 투자 태도일까.

▽손해는 잊어라〓이번 테러 사건은 투자자에게 그나마 손절매의 기회조차 빼앗아 갔다. 테러 다음날인 12일 개장초부터 하한가에 매도 물량만 쌓여있어 팔고싶어도 팔지 못하는 종목이 허다했기 때문.

흔히 손절매를 못하면 본전 생각에 “나는 원래 장기투자자니까”라며 장기투자자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태도는 위험하다는 지적. 손해는 깨끗이 잊고 지금 남은 금액을 본전으로 삼아 ‘여기서 얼마 이하면 손절매’ ‘얼마까지 오르면 이익실현’이라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낙폭과대 논리를 과신하지 말라〓과거에 비해 싸다는 이유로, 특히 테러 이전의 종합주가지수 540선과 코스닥 60∼70선을 기준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무모한 태도라는 지적. 이미 시장 참여자들과 증시 전문가 사이에서는 400대의 종합주가지수를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또 코스닥 시장은 시장의 기능 자체가 재고돼야 할 정도로 최근 마비 상태였다.

‘싸니까 사보자’는 낙폭과대 논리는 실제 예상되는 피해보다 주가가 더 크게 떨어진 종목에 통용되는 논리지 ‘어제보다 오늘이 싸기만 하면’ 무조건 통용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근거 없는 테마에 휩쓸리지 말라〓초조하면 귀가 얇아진다. 이럴 때일수록 근거가 희박한 테마에 솔깃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형성된 금광과 정유 관련 테마가 대표적. 전문가들이 “직접 수혜를 받는 기업이 별로 없다”고 경고하는데도 그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급락장에서 형성된 테마 중에는 돈을 잃은 투자자의 초조한 심리가 엮여 형성된 투기적 성향을 지닌 것이 적지 않다. 이 경우 급등 뒤 폭락이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

동부증권 장영수 기업분석팀장은 “이럴 때일수록 내수 관련 기업 중 실적이 좋고 기반이 튼튼한 종목 위주로 원칙적인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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