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빛나리' 이젠 고민 끝…毛이식수술 갈수록 개선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25분


‘민머리(대머리) 고민 해결할 수 있어요.’

현재 민머리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은 없지만 지난해 소개된 약의 효과가 확인되고 있고 이식 수술법도 단점이 보완되고 있다. 유전자를 고치거나 줄기세포를 이식해 대머리를 없애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D기업에 다니는 김모 차장(45)은 지난해 국내에서 시판되기 시작한 한국MSD의 민머리 치료제 ‘프로페시아’의 애호론자다. 그는 지난해 10년 만에 미장원에 다니게 됐으며 최근 머리를 노란색으로 염색하기도 했다.

바르는 치료제 ‘미녹시딜’과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받은 두 가지 대머리 치료제 중 하나인 프로페시아는 대머리를 만드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남성호르몬 DHT를 줄여 머리카락이 나도록 만든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 임상시험한 결과 이 약을 먹은 사람 중 83%에서 탈모가 멈췄으며 ‘소갈머리 없는 형’의 66%, ‘앞가림 못하는 형’의 42%에서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했다.

특히 이 약은 동양인들에게 더 뛰어난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들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이달 중순 발표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미녹시딜을 바르면서 프로페시아를 먹으면 효과가 더 높아진다는 보고도 나왔다.

그러나 이들 약을 먹거나 바르는 것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되고 중등도 이상의 탈모증에는 기대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식술은 주로 자신의 뒷머리나 옆머리 털을 뿌리째 옮기는 ‘자가모 이식술’을 많이 한다. 이식술에는 살갗 얕게 들어가는 칼로 한두 올 옮겨 심는 ‘마이크로슬림식’과 주사기 비슷한 모양의 이식기로 이식하는 ‘최(崔)식’ 등이 있다. 최식은 서울 도고의원 최영철 원장이 개발해 한국 일본 중국 등에 퍼뜨린 방법으로 1000∼1500올씩 3, 4회에 걸쳐 심는다.

시술 뒤 2개월이 지나면 심은 머리카락의 70% 정도가 빠지지만 뿌리가 살아 있어 대부분 다시 난다. 최근엔 의사 2명과 간호사 3∼5명이 한꺼번에 20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을 옮겨 심는 ‘메가세션’ 시술이 퍼지고 있다.

한편 시중엔 모리가나, 그로비스, 스펠라707 등 다양한 형태의 발모개선제가 나와 있고 저마다 뛰어난 효과를 자랑하지만 객관적인 임상시험 결과가 부족하고 장기적 효과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선진국에선 희망적인 소식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99년 미국 코넬대 웨일병원 연구팀은 털을 자라게 하는 유전자 ‘소닉’으로 대머리를 치료하는 동물실험에 성공했고, 비슷한 무렵 영국에선 두피 세포 이식에 성공했다. 최근 과학자들은 줄기세포를 모근세포로 바꿔 대머리를 정복하는 방법에 매달리고 있다.

과학의 힘으로 대머리를 100% 정복할 날이 멀지 않았다. 그러나 그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지금도 상당수는 적절한 치료로 민머리 고민에서 벗어나고 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일수 교수는 “탈모는 신체의 결함이 아니라 일종의 질환이므로 조기에 치료해 고민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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