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충치-풍치 초기에 못잡으면 "평생 고생"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21분


충치와 풍치는 양대 치과질환으로 꼽힌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브리태니커사전에 따르면 충치는 ‘인류 제1의 만성질환’. 구석기시대에는 없다가 신석기시대에 생기기 시작해 점점 늘어났다. 인류학자들은 식생활의 변화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류는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 수천년 전부터 안간힘을 써왔다.

30대 이후에 주로 생기는 풍치도 발병률에서는 충치에 버금간다. 더구나 풍치는 ‘파괴력’에서 충치보다 더 강력하다. 충치로 숨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풍치를 방치하면 고름이 얼굴과 목까지 내려오는 합병증으로 숨질 수도 있다. 그러나 두 병 모두 조금만 노력하면 90%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가 선정한 역대 '건치 연예인'

▽충치와 풍치〓충치(蟲齒)는 한자의 뜻으로는 ‘벌레먹은 이’이지만 벌레나 세균, 바이러스 등이 이를 갉아먹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입 안의 세균이 음식물 중의 당분을 먹고 살면서 배출하는 산(酸) 때문에 이가 삭는 것이다. 산도가 높은 음료도 충치를 유발한다.

북한에서는 충치를 ‘이삭기’라고 말하는데 충치보다는 의학적으로 정확한 말. 국내 의학용어로는 ‘치아 우식증’.

풍치는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가 합쳐져 생긴 끈끈한 막인 ‘치면 세균막’이 독소를 내뿜어 생기는 것이다. 입 안에서 심한 냄새가 나면 ‘속병’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입냄새의 대부분은 풍치 때문에 생긴다.

풍치는 양치질 때 이따금씩 피가 나고 잇몸이 약간 붓는 ‘치은염’부터 시작된다. 치면 세균막이 침 속의 칼슘과 인을 흡수해 딱딱해진 상태로 돌처럼 치아 표면에 붙는데 이를 치석이라고 한다.

치석은 방치하면 잇몸의 부기와 출혈을 악화시키고 치아의 뿌리 밑으로 파고 들어가 치아와 잇몸 사이를 벌려 놓으며 턱뼈를 파괴하고 치아를 뿌리째 흔든다. 급성 합병증으로 목이 부을 수 있으며 이 때에도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숨질 수도 있다.

당뇨병이나 난소, 갑상선, 간 등의 질환 때문에 잇몸의 저항력이 약해져 치주염이 생기는 경우도 흔하다.

한편 사랑니 주위염도 잇몸 부기의 원인이다. 이 병은 사랑니 주위에 세균 감염으로 생기는 화농성 급성염증으로 아래 턱부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사랑니 부분이 갑자기 아프면서 치은이나 점막이 빨갛게 부풀어 곪게 되고 입을 벌릴 수 없어진다. 음식을 먹으면 통증이 있고 귀도 아프면서 고열이 난다. 직접적인 원인은 세균 감염이지만 사랑니가 어떻게 나왔느냐와도 관계가 깊다. 10일 정도면 낫는 수가 있지만 염증이 심해지면 잇몸뼈에도 염증을 일으키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초기 치료가 중요〓충치가 생겼을 때 초기에 치과에 가서 삭은 부문만 긁어내고 떼어주면 악화를 막을 수 있지만 치아에 구멍이 심하게 뚫려 신경까지 상하면 신경 치료까지 받아야 한다. 풍치가 있을 때엔 약이나 비타민부터 먹는 사람이 많지만 ‘잇몸약’은 보조 치료제로 쓰일 수는 있지만 주 치료제가 되지는 못한다.

초기에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제거하면 대부분 낫는다. 증세가 심한 경우 부어오른 잇몸을 잘라내고 치아 뿌리 깊숙이 박힌 치석과 불순물을 제거해야 한다. 더러 잇몸뼈를 깎아내야 할 때도 있으며 얼굴이나 목의 고름을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아야 할 때도 있다. 임신 중 충치나 풍치가 생겼을 경우 치과 치료를 피하는 사람도 많지만 치과에서 쓰는 국소마취제는 태아에게 해가 없으므로 치과에 가서 임신 시기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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