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카페]출산-육아 따른 '직장 휴지기' 활용법

  • 입력 2001년 8월 29일 18시 48분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가 큰 짐이 된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1∼3년 가사에 매달리다 보면 사회와 연결된 끈은 끊어지고 만다. 재취업을 하려고 들면 높다란 벽을 실감하게 되고 주저앉기 쉽다. 이번 재테크카페에서는 여성들이 ‘직장 휴지기’에 어떻게 경쟁력을 유지할 것인지를 주제로 삼았다. 여성부의 지원정책과 1년만에 재취업한 성공사례도 들어있다.》

▽조진우 여성부정책총괄과장〓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24세에선 59%에 이르다가 30∼35세는 47%까지 떨어진다. 35세를 넘으면 다시 올라가 40세이후에는 63%까지 상승한다. 이 비율의 추이가 전형적인 ‘M’자형을 보이는 것은 결혼과 육아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시장이 유연화됐다고 하지만 여성들이 30세를 넘어 다시 취업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전업주부의 70%가 취업을 원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은정 인커리어과장〓재취업의 절박함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르지 않다. 적극적인 구직활동이 중요하다.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눈높이를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 즉 쉬기 전에 월 200만원을 받았다면 이제는 월 150만원이라도 수용해야 한다.

▽조과장〓주부들이 막상 재취업에 나설 때 얼마나 노력하는가도 문제가 된다. 많은 남성들이 40세 이후에 실업을 당했지만 절실하게 일자리를 찾아 전보다 대우가 못한 곳에서도 일을 한다. 하지만 여성들의 경우는 남성들만큼 간절하게 일자리를 찾아나서는지는 의구심이 든다.

▽김매기 인터브랜드대표〓남편이 외국으로 연수를 가게 됐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더구나 그때는 임신중이었다. 다니던 광고회사에서는 ‘휴가를 더 주겠다’, ‘승진도 시켜주겠다’며 붙잡기도 했다. 무엇보다 일을 그만두면 도태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마음으로 남편을 따라나섰다.

▽이과장〓현실적으로 휴지기의 공백을 메꿀 수는 없다. 헤드헌팅업무를 하다보니 기업체에서도 경력에 공백이 있는 사람들을 꺼림칙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기업체들은 공백기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한 사람들을 좋게 본다. 어학공부나 자격증공부 등을 통해 그냥 쉬지 않았다는 자취를 남겨야 한다. 찾아보면 방법은 많이 있다. 그와 같은 적극성을 가졌느냐가 관건이다.

▽박윤희 유디바닷컴이사〓전업주부로 있는 기간을 스스로 설정해야 한다. 몇 년간 육아에 전념했다가 다시 재취업하거나 창업을 하겠다는 나름의 계획이 필요하다.

▽김대표〓미국에 가서도 취직하려고 노력을 했다. 뉴욕에서 직장을 얻는데는 성공했지만 곧 포기했다. 면접을 하러 낯선 기업의 문턱을 넘는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절감했다. 덕분에 ‘어떻게 하면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나’하는 요령이 늘더라.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광고업계를 떠난 상황에서 귀국해 직원 1명과 함께 다시 시작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변여건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과장〓쉴 때에도 그전에 만들었던 직장 동료나 상사 등의 휴먼네트워크를 꾸준하게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재취업기회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정보통신(IT)분야의 지식을 쌓는 것도 좋다. IT분야는 꾸준한 재교육이 필요한 부문이다. 전문가들도 계속 배워야 한다. 따라서 신참자들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본인의 수준에 맞는 교육기관을 선택해 활용하면 좋다.

▽박이사〓교육을 받는 것 뿐만 아니라 정보수집을 게을리하면 안된다. 인터넷이나 신문 등을 통해 취업이나 창업정보를 모아야 한다. 정보를 소홀히 하면 유망한 분야가 무엇인지, 본인에게 맞는 분야가 어떤 것인지 모를 수 있다. 가능하다면 재택근무나 부업 등을 통해 사회생활 감각을 잃지 않는게 도움이 된다.

▽김대표〓무엇보다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나는 내 능력이 부족한 분야에 먼저 도전하기도 했다. 편하고 쉬워보이는 곳이 아니라 어려워도 부딪혀 능력을 갖추면 재취업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박이사〓재취업이 아무래도 어렵다면 과거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창업을 권하고 싶다. 자신의 전공과 경험을 묶어 창업을 하는 것이다. 은행 근무 경력이 있다면 서비스분야의 창업을 할만하고 간호사 경험이 있으면 산후조리원이나 베이비시터 등을 시작할 수 있다. 유치원교사 출신이라면 놀이방 등의 관련사업이 가능하다.

▽조과장〓여성인력개발센터가 전국 46곳에 있다. 값싸게 IT를 포함한 다양한 취업교육을 한다. 6개월정도 배워서 초보수준의 자격을 갖춰 취업하는데 도움이 된다. 전업주부들이 교육을 받을 만하다. 하지만 초봉과 대우 등이 낮아 마땅한 일자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는 문제는 있다. 여성부에서는 또 여성들만 대상으로 IT교육을 한다. 대학에서 배운 전공이 취업과 동떨어진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 교육은 기술교육 뿐만 아니라 취업 이후의 어려움을 견뎌낼 직업의식도 함께 가르친다. 여성부는 전업주부용 인터넷사이트도 준비하고 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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