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부동산]부동산 거래량 알면 집값 예측 가능

  • 입력 2001년 7월 9일 18시 27분


‘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

주식시장에서 종종 통용되는 말이다. 거래량은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친다. 거래가 활발하면 가격이 오르기 쉽고, 거래량이 적다면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식을 사고 팔 때 거래량 변화를 알아보는 것은 기본인 셈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통용된다. 거래가 뜸한 상황에서는 집 값이 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 때는 호가 즉, ‘팔려는 사람이 받고 싶은 가격’만 올랐다는 얘기다.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뜸한 상황에서는 호가가 아무리 올라도 실제 가격은 오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거래가 활발해진다면 가격이 오르기 쉽다.

거래량 변화는 집 값 변화예측에 매우 중요하다. 지난 해를 돌아보자. 일부 조사에 따르면 2000년 초 월간 부동산 거래 건수는 99년 12월에 비해 20%나 줄었다. 가격이 오르지 않거나 떨어질 수 있다는 징조. 실제 지난 해 하반기 수도권에서도 아파트 값이 떨어진 곳이 적지 않았다. 거래량이 집 값의 그림자임을 보여준 셈이다.

이같은 상황은 올 3∼4월 상반기 다소 변했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거래량이 소폭이나마 늘었다. 이는 가격이 오른다는 징조가 될 수 있다. 부동산이 침체했다가 거래량이 늘어날 때는 우선 급매물이 빠르게 팔려나간다. 올 봄에도 그랬다. 급매물이 팔려나가면 급매물에 비해 다소 가격이 높은 일반 매물이 거래되기 시작한다. 실제 거래가격도 오르게 된다.

문제는 주식시장과는 달리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거래량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 부동산 시장이 아직 투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거래량을 알아보고 이를 통해 집 값을 예측해볼 수 있는 길은 있다. 우선 법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법원에서는 매달 발간하는 법원통계월보에서 부동산 등기 건수 변화를 알아볼 수 있다. 부동산을 사고 팔 때 등기를 하므로 등기 건수 변화는 곧 부동산 거래 건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대법원과 각 지방법원 도서관에서도 일반인이 열람할 수 있다.

주택은행도 매달 말 주택가격 및 거래량 변화를 발표한다. 홈페이지(www.hncbworld.com)에서 ‘부동산 정보’를 클릭하면 주택 거래량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모든 중개업소가 아니라 일부 중개업소를 뽑아서 거래량을 조사한 결과이므로 정확성은 떨어진다. 거래량 변화를 알아보는 마지막 방법은 친한 중개업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웬만해서 정확한 거래량을 말하지는 않지만 거래량이 늘거나 주는 추세는 알 수 있다.

집 값을 예측하거나 매매를 할 때 거래량 확인은 필수다. 그래야만 잔뜩 부풀려진 호가에 집을 사서 낭패를 당하는 경우를 피할 수 있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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