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WSJ ‘돈쓰는 습관’ 비교

  • 입력 2001년 5월 1일 19시 26분


‘굳은 땅에 물이 고인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절약이 부의 원천이라는 뜻의 이 속담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저축의 출발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달 29일자에서 돈이 점점 모이는 ‘좋은 씀씀이’와 눈덩이처럼 빚이 불어나는 ‘나쁜 씀씀이’를 비교, 소개했다. 동서양 어디서나 좋은 씀씀이의 시작은 ‘절약’이었다. 이 기사에서 소개한 내용을 정리한다.

▼한푼이라도 더쓰면 불행▼

▽버는 것보다 적게 써라(Living Beneath Your Means)〓번 것보다 한푼이라도 덜 쓰면 행복하게 될 것이요, 한푼이라도 더 쓰면 불행하게 될 것이다. 돈을 모으는 선순환과 빚을 지는 악순환은 여기서 출발한다. 젊어서 절약할수록 크게 보상받는다.

▽쓰기 전에 따져라(Pay As You Go)〓대다수 사람들이 카드 빚을 겁내지 않는다. 여름 휴가갈 때 떠나기도 전에 카드로 비행기와 콘도 예약부터 한다. 여름이 끝나도 카드빚을 갚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나 신용카드 빚은 쉽게 갚을 수 없다. 갚을 때쯤 되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야되고 갑자기 ‘빚더미 위에 빚’이 쌓이기 시작한다.

▼‘이자위에 이자’악순환▼

▽이자로 벌고 이자로 빚진다(Interest Earned, Interest Incurred)〓버는 것보다 적게 쓰면 은행에 맡기거나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투자는 또 수익을 낳는 선순환을 형성한다. 사람들은 종종 무얼 사면 그게 곧 돈을 아끼는 것이라 착각한다. 17∼18%에 이르는 카드 이자를 생각해보라. 이자가 원금에 쌓여 점점 빚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조금 씀씀이를 줄이거나 저축을 해도 충분하지 않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지출을 과감히 줄여라.

▽순환을 깨라(Breaking the Cycle)〓뜻하지 않은 월급 인상이나 세금환급, 유산 등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 당신은 이익을 낼 수 있겠는가. 생긴 만큼 생활수준을 올린다면 당신은 저축할 기회를 잃게 된다. 돈을 절약하는 훈련을 해야한다. 돈을 모으는 것은 득이 되는 것이다. 돈을 모으면 사람들은 자신의 재정상태를 스스로 조절한다고 느끼기 시작하고 그게 힘이 된다.

▼수익만 쫓다간 큰 손해▼

▽이윤은 쉽게 없어지고 손실은 오래 남는다(Gains Surrendered, Losses Sustained)〓고수익만 쫓다가는 악순환에 빠진다.

그 까닭은 첫째 고수익을 올리려다 보니 거래가 잦아지는데 설사 수익을 좀 보았다고 해도 수수료나 중개료를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둘째 고수익을 올리려다 보니 도박을 하게 된다. 점점 손해를 보면 더 큰 도박을 하게 되고 결국 더 큰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요컨대 돈을 모으려면 알뜰하게 돈을 쓰고 차근차근 불려나가라는 게 이 기사의 핵심이다. 황소걸음이 최고(slow and steady wins the race)인 셈이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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