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WSJ 경영대학원 평가보도]외국인MBA 채용 기피

  • 입력 2001년 5월 1일 18시 34분


미국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은 어느 대학의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가장 선호할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전문기관인 해리스 인터랙티브와 함께 1600명의 MBA 채용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4·4분기(10∼12월)에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 지난달 30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미국 동부지역 명문 사학 그룹 ‘아이비리그’의 일원인 다트머스대의 턱(Tuck)스쿨이다.

▽소규모 대학원 선호〓월스트리트저널은 기업의 채용담당자들에게 △학과 과정에 대한 만족도 △과거 채용 성공 사례 △교수진 △학생들의 기업가 정신 등 27개 항목에 대해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영대학원을 대상으로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그 결과 다트머스대 턱스쿨은 총점 81.23점을 얻어 주요 경영대학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채용담당자들이 뽑은
세계 10대 경영학석사(MBA) 과정
순 위대 학
1다트머스대(미)
2카네기 멜론대(미)
3예일대(미)
4미시간대(미)
5노스웨스턴대(미)
6퍼듀대(미)
7시카고대(미)
8하버드대(미)
9서던 메소디스트대(미)
10텍사스대(미)

이번 조사에서는 소규모 경영대학원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가장 큰 특징. 다트머스대와 2위를 차지한 카네기 멜론대, 3위의 예일대 경영대학원이 모두 학생 수가 500명이 안 되는 소규모 학교들이다.

10위 이내의 경영대학원은 △분석적이고 △문제 해결을 유도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주력했으며 △신경제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했고 △졸업생들이 전반적으로 전략적 사고를 하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번 조사가 MBA 소지자의 재능을 사는 채용담당자의 시각에서 경영대학원을 평가한 것이어서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코노미스트 등 유수의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경영대학원이라고 찬사를 받는 명문 MBA 과정은 채용담당자들로부터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은 18위, 컬럼비아대 34위, 매사추세츠공과대(MIT)는 38위로 낮게 나왔다. 이들 대학 졸업생들이 연봉이나 지위에 있어 단기간에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 여러 곳을 옮겨다니는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채용 담당자들의 분석이다.

▽유학생은 환영받지 못한다〓외국의 많은 우수한 학생들이 안정된 직장과 높은 연봉의 꿈을 안고 미국의 경영대학원에 입학하고 있지만 미국 기업의 MBA 채용담당자들은 유학생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신입사원 채용을 위해 경영대학원을 찾는 채용담당자들은 아예 유학생들을 면접하기조차 기피한다는 것. 코네티컷대의 MBA 담당 취업상담가인 레이 파머는 “한번은 금융기관의 채용담당자에게 한 유학생을 추천했더니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모르는 학생은 채용하지 않는 것이 나의 원칙’이라는 대답을 하더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이 유학생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미국 문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영어 실력이 달리는 데다 외국인은 취업비자를 받기도 까다로워 채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미국 기업이 선호하는 외국의 경영대학원들〓다른 특징은 50위 안의 경영대학원 중 외국 대학이 20%나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는 점이다.

외국 경영대학원으로 50위 안에 든 곳은 △캐나다의 웨스턴 온타리오대(22위) △스페인 ESADE대(26위) △프랑스 앵세아대(28위) △멕시코 IPADE(31위) △스위스 IMD(33위) △영국의 런던 비즈니스 스쿨(39위) 등.

이 신문은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효율적인 교과과정을 개발하는 대학이 많아 앞으로 미국의 경영대학원에 필적하는 외국 대학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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