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뉴질랜드 총리-총독-장관등 고위직 '여인천하'

  • 입력 2001년 4월 4일 18시 38분


클라크 총리(사진 왼쪽)와 카트라이트 총독
클라크 총리(사진 왼쪽)와 카트라이트 총독
‘뉴질랜드는 여인천하?’ 영연방국가인 뉴질랜드의 정 관계 고위직을 여성들이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3일 국가수반에 취임한 실비아 카트라이트 총독(57)을 비롯해 정부수반인 총리도 여성이 맡고 있기 때문.

영연방인 뉴질랜드 총독은 역시 여성인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의 대리인격으로 정치적인 실권은 없지만 헌법상의 국가 수반이다. 총독은 영국 여왕의 재가를 얻어 임명되며 임기는 5년. 카트라이트 총독은 법조인 출신으로 첫 여성 지방법원장에 임명된 뒤 1993년부터는 유엔의 여성차별철회위원을 역임하는 등 여성 권익 향상에 큰 기여를 해왔다.

헬렌 클라크 총리(51)까지 여성이어서 뉴질랜드는 국가 및 정부 수반을 모두 여성이 차지한 ‘아마조네스 국가’가 된 셈. 91∼95년에도 여성인 캐서린 앤티저드가 총독을 지냈지만 당시 총리는 남성이었다. 뉴질랜드 내각에는 클라크 총리 이외에도 각료 19명 중 여성장관이 8명이나 된다.

클라크 총리의 전임자인 제니 시플리 전 총리도 여성이다. 야당인 국민당의 총재인 시플리 전 총리는 99년 11월 총선에서 클라크 총리와 겨뤄 ‘여(女)―여(女) 대결’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사법부의 수장, 최대기업 회장도 모두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대법원장은 여성인 사이언 엘리어스 판사이며 법무장관도 여성인 마거릿 윌슨. 뉴질랜드 최대도시인 오클랜드의 크리스틴 플레처 시장도 여성이며 이 나라 최대 기업인 텔레콤 뉴질랜드의 회장도 여성(테레사 가퉁)이다.

1893년 세계 최초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여권 선진국인 뉴질랜드에서 이제 ‘자식을 출세시키려면 딸을 낳아라’는 우스개가 나돌 정도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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