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고쳐보세요]사무실을 '세미텔'로…

  • 입력 2001년 3월 28일 18시 38분


김대길씨(58)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20년 가까이 사무실 임대사업을 벌이고 있다. 4층짜리 빌딩의 2, 3층 사무실 3개(70평)를 세놓고 자신은 4층에서 산다.

최근 주변에 신축건물이 많이 들어서면서 낡은 사무실이 통 나가질 않는다. 3층은 아예 텅 비어있다. 2층 사무실 2개에서 월 90만원의 임대수익을 얻고 있지만 예전만 못하다.

김씨는 동아일보와 리노플러스닷컴이 함께 하는 ‘주제가 있는 리노베이션 무료컨설팅’에 도움을 청했다.

▽‘세미텔(semi―tel)’로 바꿔라〓기존 사무실로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변에 고시생과 자취하는 대학생, 직장인이 많은 점을 고려해 2, 3층을 ‘세미텔’로 바꿔본다.

세미텔은 방별로 주방이나 화장실을 설치할 수 없는 ‘근린생활시설’. 원룸과 달리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러나 잠자리를 해결할 수 있고, 각 층에 휴게실과 공동주방 화장실 샤워장 세탁실을 갖출 수 있어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말 그대로 간이호텔이다.

학생이나 젊은 직장인들은 원룸보다 싼 값에 간단히 잠자리를 해결할 수 있어 수요는 많다.

▽개조 포인트〓내부 벽을 모두 철거하고 칸막이벽을 세운다. 복도 양쪽으로 1인실과 2인실을 각각 배치한다. 1인실은 3평, 2인실은 4∼5평 가량의 크기. 복도 끝에는 공동욕실과 휴게실, 세탁실, 차를 끓이는 등 간단한 취사를 할 수 있는 주방을 둔다. 건물 외장은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는 ‘드라이비트’로 마감하고, 환기와 채광을 위해 방마다 창문을 낸다.

내부 가구는 기능성 높은 제품을 선택한다. 공간이 좁기 때문에 침대는 접어넣을 수 있는 것으로 하고, 책상과 책장 옷장 모두 붙박이로 설계하며 테이블도 필요할 때만 꺼내쓸 수 있도록 한다. 복도에는 개인 사물함을 마련, 우산이나 신발 등을 넣어둔다.

▽개조비용 및 개조후 효과〓외장, 가구, 설비, 목공사에 1000만원 이상씩 돈이 든다. 나머지 철거, 도장, 조명, 타일공사 등에 인건비를 포함한 총 공사비용은 8390만원.

이 돈을 들이면 2층에 7실, 3층 8실 등 총 15실의 세미텔이 완성된다. 1인실(9개)은 평균 30만원, 2인실(6개)은 50만원씩 받으면 매달 570만원의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신림동 일대는 쾌적한 환경을 찾는 고시생만을 대상으로 해도 충분히 임대가 가능한 곳. 100% 임대된다고 가정할 경우 15개월이면 공사비를 뽑을 수 있다.

▼전문가 한마디▼

작은 사무실에 주거개념을 도입한 세미텔은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때에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틈새 부동산상품’이다. 큰 사무실을 통째 임대하는 것보다 작게 쪼갤수록 수익성이 커진다.

작은 공간에 밀집해 생활하기 때문에 방음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휴게실과 깨끗한 공동샤워실, 인터넷 등 첨단시설을 갖춰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서 용 식(리노플러스닷컴 대표)

‘리노베이션 무료 컨설팅’의 다음주 주제는 ‘비어있는 옥상 활용하기’ 입니다. 관심있는 독자들은 리노플러스닷컴(www.renoplus.com)으로 연락바랍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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