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섹션]"장난전화-스토킹 꼼짝마"…내달부터 발신자표시 서비스

  • 입력 2001년 3월 19일 08시 15분


‘걸려오는 전화 골라 받고, 거는 전화 번호는 숨긴다.’

4월1일부터 실시되는 발신자표시 서비스는 통신 생활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비스에 가입하면 상대방의 번호를 확인한 뒤 전화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신자는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면 전화를 받지 않거나 아예 전화 벨을 울리지 않게 할 수도 있다.

중요한 회의 도중 걸려오는 익명의 전화가 원천봉쇄되고 119구조대 경찰서 등 관공서에서 받는 장난 전화도 대폭 줄어들 전망. 전화 폭력과 전화 스토킹도 발붙이기 어려울 것으로 기대된다.

전화기를 놓고 다닐 때 걸려온 번호를 저장하거나 기록할 수 있다. 전화기가 ‘비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 꼭 필요한 전화는 번호를 보고 곧바로 응답할 수 있다.

발신자가 자신의 번호를 숨길 수도 있다. 전화 거는 사람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이 서비스는 전화를 걸 때 169번이나 ** 또는 *23#과 같은 숫자와 기호를 먼저 눌러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무료로 제공된다.

자기 번호를 숨기고 전화를 걸 때 신호는 울리지 않고 “번호표시가 방지되어 연결되지 않습니다. 통화하시고자 하면 방지기능을 해제하고 다시 걸어 주십시오”라는 메시지만 들을 수 있다. 수신자가 ‘익명호 수신거부’ 서비스를 신청하면 발신자의 전화기에는 이런 메시지가 나온다. 이 경우 통화를 원한다면 발신자의 번호를 밝혀야 하지만 수신자가 받지 않으면 통화가 불가능하다.

한국통신측은 이런 서비스가 확산되면 문자나 음성 메시지 이용이 늘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서비스를 모든 가입자가 이용할 수는 없다. 유선 전화는 전화국에 설치된 교환기와 전화기가 문제다. 한국통신 가입자의 경우 구식 교환기에 전화선이 연결돼 있으면 발신자표시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한국통신 가입자의 40%, 전국적으로는 65%만이 발신자표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전화기도 액정화면이 붙어있는 것만 이를 이용할 수 있다.

무선전화기도 현대전자의 HHP 950, LG텔레콤의 LDP 880, 모토로라의 DMT8000과 같은 구형인 경우에는 단말기를 바꿔야 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무선단말기의 5%가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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