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카드연체율 다시 상승

  • 입력 2001년 3월 13일 18시 35분


신용카드 연체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97년말 IMF환란 이후 신용위기로 제때 빚을 갚지 못한 연체율이 20%선까지 급등한 이후 줄곧 이어진 하락세가 드디어 막을 내린 것.

통상 신용카드는 실물 경기를 6개월 가량 뒤늦게 반영하는 후행지수이고 경기가 아직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체율 증가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하반기로 접어들면 연체율 증가가 확연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시 고개드는 연체율〓1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3·4분기 연체율보다 0.3%포인트 증가한 5.18%. 98년 20.25%를 정점으로 하강하던 연체율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신금융협회 박세동 이사는 “국내 경제가 좋지 않고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여러 카드사들이 이미 리스크 관리강화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연체율 증가추세는 개별 카드사 통계에서 더욱 뚜렷하다.

회원은행별로 별도 집계되는 BC카드를 제외한 LG캐피탈 삼성카드 국민카드 외환카드 등 4개 메이저 카드사의 총연체율을 살펴보면 대체로 지난해 3·4분기 이후 오르막길에 들어섰다. LG캐피탈과 삼성카드가 지난해 4·4분기 들어 각각 전분기 대비 0.31%포인트와 0.71%포인트 증가했으며 국민카드도 지난해 3·4분기 6.5%에 이어 지난해 4·4분기 7.1%, 올해 2월 7.8% 등 가파르게 연체율이 증가했다.

▽연체율 관리에 나선 카드사〓연체율 상승은 국내 경기뿐만 아니라 카드사간 치열한 회원 유치경쟁에도 상당한 원인이 있다. ‘몸집불리기’에 치중한 나머지 신규가입과 한도부여 등의 기준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 한 관계자는 “최근 1년 사이에 모집한 회원들이 전체 연체자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신용도가 떨어진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각 카드사는 한도축소와 조기 채권회수 등으로 대응중. 월100만원의 최저 사용한도 부여 고객비율을 배이상 늘리고 3개월 미만의 단기채무자에게도 전담요원을 배치하는 등의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