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차세대이동통신 수익성에 문제있어…WSJ

  • 입력 2001년 2월 22일 14시 37분


"꿈의 이동통신, 황금알을 낳는 거위등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아온 차세대 이동통신사업(3세대이동통신사업)은 높은 비용과 복잡성 그리고 2세대 이동통신의 기술발달로 사업의 수익성에 문제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인터넷판)은 프랑스 칸느에서 열린 전세계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연례모임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고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차세대 이동통신사업은 높은 전송속도를 활용해 단말기를 휴대한 이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각종 동영상시청과 인터넷활용등이 가능하도록 한 고수익 사업으로 인식돼왔다.

사업권 획득을 위해 수 조원을 쏟아 부은 유럽의 보다폰그룹과 도이치텔레콤등은 여전히 사업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수익성에 의문을 품은 금융기관들과 투자자들은 이들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문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차세대 이동통신사업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압축기술의 향상-소프트웨어 압축기술의 발달은 무선 인터넷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량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현재 사용되고 있는 2세대 이동통신에서도 구현 가능하다. 브리티시텔레콤의 경우 지난 해 차세대 이동통신사업권을 획득했지만 여전히 2세대 이동통신의 전송속도개선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기술의 발달-새로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기술을 이용해 2세대 이동통신의 네트워크를 초당 180Kb의 전송속도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전화선을 이용한 인터넷접속속도보다 3배나 빠른 것으로 비용은 차세대 이동통신사업의 5분의 1밖에 들지 않는다.

△휴대폰설계와 네트워크 용량의 제한-노무라인터내셔널의 애널리스트인 케이트 울콕은 "휴대폰의 설계와 네트워크용량의 부족으로 차세대 이동통신은 제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 초기에는 초당 30∼60Kb의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이는 휴대폰생산회사들이 예상했던 초당 100Kb의 속도에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메일 교환은 2세대 이동통신으로도 충분-주피터 미디어 메트릭스가 유럽의 소비자들에게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은 휴대폰을 이용한 이메일 교환을 가장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세대 이동통신도 낮은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이 같은 기능을 모두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이동통신은 불리한 입장에 있다.

아더 리틀 컨설팅의 휴대폰 전문가인 프레이저 쿨리는 "업그레이드된 2세대 이동통신으로도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의 80%를 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차세대 이동통신보다 빠른 초단거리 무선기술의 발달-많은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은 차세대 이동통신보다 훨씬 빠른 초단거리 무선기술을 이용한 인터넷이용을 선호하고 있다. 이미 많은 호텔과 공항등지에 이 기술을 응용한 단말기가 비치돼있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스티븐 밀루노비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초단거리 무선기술처럼 빠른 속도로 인터넷이용이 가능할 때 누가 휴대폰을 이용한 느린 인터넷을 이용하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신문은 현재 차세대 이동통신의 수익성에 대한 논란은 기술적 효율성에 관한 부차적인 것이라고 지적하고 "차세대 이동통신의 본질은 2세대 이동통신환경에서 주파수가 포화상태에 이르렀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는 프랑스텔레콤의 무선분야 최고경영자 장 프랑소와 폰탈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 다고 충고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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