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CRC 구조조정株 '상투' 조심

  • 입력 2001년 2월 19일 18시 41분


최근 CRC(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에 의한 인수합병 사례가 알려지면서 수혜주로 거론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대표적인 CRC구조조정주인 신원인더스트리의 경우 구조조정 작업이 시작된 작년 12월중순 2000원선에서 16일 9000원까지 급등한 뒤 조정에 들어갔다.

99년 6월부터 설립이 허용된 CRC는 직접 인수 또는 인수합병 중개 방식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해준다. 채권단은 보통 CRC와의 협의하에 부채중 일부를 탕감해주고 나머지는 기존주식을 감자한 뒤 출자전환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재무구조가 크게 호전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사업내용은 변화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CRC, 채권단과 인수기업은 대상 기업의 M&A(인수합병) 및 경영정상화 이후 지분을 되팔아 투자자금을 회수한다. 공적자금의 투입 및 회수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구조조정 프로그램과 절차가 비슷하다.굴뚝주를 인수해 인터넷업체나 지주회사로 변신시키지만 재무구조를 건드리지는 않는 A&D(인수후개발)와 CRC구조조정은 서로 접근방식이 정반대인 셈이다.

CRC구조조정은 재무구조를 클린화하는 만큼 주가에 대한 영향력이 강력하다. 하지만 기업 정보를 공시나 결산보고서 등을 통해 뒤늦게 알게되는 일반투자자들로서는 투자타이밍을 놓치기 쉽다.

따라서 미리 나름의 기준으로 몇몇 기업을 선정해 ‘거미줄을 쳐놓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어떤 종목을 찍느냐에 따라 대박과 쪽박이 갈린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게임이다.

한 증권사의 스트래티지스트는 “A&D나 CRC 모두 정보력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일반투자자들은 주주나 기관투자자들의 잔치에 설거지만 할 공산이 크다”면서 “가급적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높은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하더라도 분산투자와 손절매의 원칙을 확실히 지켜야만 낭패를 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 투자자금을 나눠 최소한 3∼5개 종목에 분산투자한 뒤 ‘아니다’ 싶으면 빨리 빼야 한다는 것이다. CRC구조조정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은 대개 유동성이 낮기 때문이다.

세종증권 김태훈 연구원은 △부채비율이 업종 평균보다 150%포인트 이상인 업체중 △부도, 화의, 파산 등을 겪지 않고 △사양업종이 아니고 △대주주의 회생 의지가 뚜렷하고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르지 않은 종목 중에서 후보종목을 압축선별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