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에이즈 치료는

  • 입력 2001년 2월 11일 19시 16분


에이즈 바이러스(HIV)는 변신의 귀재. 게릴라와 비슷하다. 민족의 특수성에 따라 변신하는가 하면 약에 대한 내성도 강해 걸핏하면 돌연변이한다. 이 때문에 소탕하기 어렵다. 미국 에이즈 연구가들은 에이즈와의 전쟁을 ‘제2의 베트남전’에 비유한다.

80년대엔 AZT라는 치료제를 썼지만 금세 변종이 생겨 두 개의 약제를 병합해 사용했다. 그러나 그것마저 듣지 않아 현재 최소 3개의 약을 동시에 투여하는 칵테일요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현재로선 칵테일요법의 치료효과가 뛰어나 환자의 80%가 이 치료법으로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있다. 그러나 칵테일요법 역시 게릴라의 변신을 막을 수는 없다.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에이즈학회에서 미국 보건부(HHS)와 헨리 J 카이저 패밀리재단은 “칵테일요법이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지만 HIV가 내성을 갖고 끊임없이 변신하는데다 약물이 간기능 저하, 콜레스테롤 증가, 뼈 약화 등 독성을 보이므로 면역체계 약화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면 약물 사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새 지침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에이즈 발견 직후부터 칵테일요법으로 HIV를 공략하는 것이 치료 지침이었는데 3가지 약이 안 들으면 4가지, 5가지로 자꾸 늘려야 하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늦추라고 제안한 것.

이번 학회에선 미래의 신약들도 소개됐는데 이는 바이러스의 증식 뿐 아니라 내성을 억제하는 약. 티보텍사가 개발 중인 ‘TMC―126’가 대표적이다. 의료계에선 이 약이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내 게릴라들을 물리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선 에이즈 환자는 칵테일요법으로 게릴라 출몰을 막으면서 새 치료제가 나오길 기다리는 것이 최선책이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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