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삼성경제硏 '외자경영 빛과 그늘' 보고서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40분


98년부터 3년간 순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은 620억달러. 작년 말 현재 외국인이 보유한 한국 주식의 시가총액은 56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30.1%를 차지한다.

4대 정유사 중 3개가 외국자본계 기업으로 바뀌었다. 외자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브라운관 유리 90% △카메라 85% △초산 84% △캠코더 70∼80% △신문용지 63% △알루미늄 60%로 높아졌다.

외국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국 ‘토종’ 기업들의 경영투명성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적지 않지만 우량기업의 헐값 매각 등 폐해도 만만찮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외자경영의 빛과 그늘’ 보고서를 내놓았다.

▽외자기업 영향력 얼마나 커졌나〓외국 자본의 약진은 금융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외국계는 제일 한미 외환 하나 국민 등 5개 은행의 1대 주주로 99년 말 이들 은행의 여수신 점유율은 41.7%에 이른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미국의 델파이와 비스티온, 프랑스의 발레오 등 외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30여개의 한국 업체를 인수했고 그 여세를 몰아 르노가 완성차 분야에 진출했다. 작년 7월 SK텔레콤 지분 15%가 일본의 NTT도코모에 매각되고 올해 초 쌍용정보통신이 미국 업체에 팔리는 등 정보통신 분야도 외국기업의 입김이 거세다.

볼보와 클라크는 삼성중공업의 굴착기와 지게차 부문을 각각 인수해 40%대의 시장점유율을 과시하고 있고 미국 오티스사는 LG산전의 엘리베이터 부문을 매입해 한국 시장의 절반 이상을 지배한다.

▽외자 유치도 전략이 필요하다〓삼성경제연구소는 선진 경영기법으로 무장한 외국회사들이 한국에 투명성 안정성 수익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경영패턴을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자금압박에 몰린 한국 기업들을 헐값에 사들여 한국경제의 성장기반을 잠식하는 부작용도 크다는 것.

박상일 수석연구원은 “외환위기 직후에는 외자 도입이 절실했지만 이제는 ‘그늘’에도 신경을 써야할 때”라며 “한국 기업과 외국자본계 기업의 공존을 염두에 두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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