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누가 미국경제호황의 불씨를 꺼뜨렸나

  • 입력 2001년 1월 29일 13시 53분


미국경제는 지난 10년간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섹스 스캔달로 정권의 도덕성에 오명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퇴임 전 미국의 한 언론이 조사한 그의 인기도가 75%에 달한 것을 보면 미국 국민들이 누려온 경제적 과실이 얼마나 단 것이었는지 알 수있다.

이렇게 활활 타올랐던 호황의 불꽃을 꺼뜨린 주범은 누구일까?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10년간의 경제적 번영을 마감하게 한 원인을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1.연방준비은행-지난 몇 년간 완벽한 금리정책으로 명성을 얻었던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결국 그도 인간일 수밖에 없음을 증명했다. 그는 1999년과 2000년에 인플레에 대한 우려로 재빨리 금리인상조치를 취했지만 막상 경제가 둔화되기 시작했을 때는 금리인하를 머뭇거렸다. 결국 적절한 금리인하시기를 놓쳤다.

2.주식시장의 붕괴-1990년대 초반 이후 주가는 거의 5배 이상 높아졌다. 높은 주가는 실물경제의 성장률을 3∼4배 증가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첨단 기술주 주가가 폭락하면서 이것이 거품이었음을 증명했다. 닷컴기업들의 붕괴는 수조달러를 날려버렸다.

3.경기 사이클-첨단기술주가 이끄는 경기호황과 신경제의 생산성향상효과가 지속돼도 경기순환의 사이클만은 피할 수 없었다. PC수요의 급격한 증가가 판매의 포화상태로 이어져 PC경기의 둔화를 가져왔다는 지적은 경기 사이클의 일례이다.

4.과도한 긴축재정정책-긴축재정정책은 정부공공적자를 줄임으로써 사적투자에 대한 자본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만능은 아니다. 케인즈는 정부의 재정흑자가 장기간 지속되면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를 둔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는 맞는 말이다. 장기간의 호황에 따라 그린스펀 의장이 금리를 올릴 수 있었던 이유도 재정정책 때문이 아니라 신경제가 가져온 생산성향상 덕분이다.

5.유가상승-절묘하게 경기둔화와 유가상승이 맞물려 미국경제의 열기를 식혀버렸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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