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영재학교 '기틀'이 중요하다

  • 입력 2001년 1월 15일 18시 27분


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맞아 각 분야에서 엘리트집단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그 나라의 국가경쟁력도 특정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인재를 확보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교육부가 마련한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안은 이들 엘리트집단을 기를 우리나라 영재교육의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안은 2002년 전국 각 시 도에 있는 16개 과학고를 중고교 과정의 영재학교로 전환하고 졸업생에 대해 대학특례입학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초등과정의 경우 영재학급을 설치운영하고 일반 중고교에도 이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영재교육은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영재교육은 평범한 아이들을 영재로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영재를 바보로 만들지 않는 교육이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그와 반대로 이루어져 왔다는 게 교육학자들의 지적이다.

이번에 나온 교육부 안은 이같은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국가가 특정분야에 뛰어난 소질을 보이는 인재들을 적극 발굴해 기른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안이 성공을 거두려면 교육당국의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우선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영재의 발굴에서 시작해 성인으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완전한 연계성이다.

영재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계속 일관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에도 영재교육과정을 설치해 운영하거나 외국 유명대학 입학 지원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가 대학입시에 얽매여 당초의 설립목적을 잃어버린 전철을 밟아서는 안될 것이다.

영재학교 교사 중 일정 비율 이상을 영재교육 전공 석박사 학위 소지자로 하는 등 실력 있는 교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영재의 선발도 지능지수(IQ)만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특수학문 적성, 창의적 사고능력, 예술적 재능, 탐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교육열이 어느 나라보다 강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영재학교를 겨냥한 또 다른 과외열풍이 빚어질지도 걱정이다. 이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일반 초중고교에 영재학급을 설치하는 경우 다른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 부작용을 초래할 소지가 없는지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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