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포유류 진화에 어금니 한 몫, 소화 도와 번식과 분화 촉진

  • 입력 2001년 1월 15일 08시 52분


어금니가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들의 진화에 상당부분 기여했다는 두 편의 연구 결과가 지난 4일자 네이처지에 실렸다.

미국 오클라호마 자연사 박물관의 리차드 시펠리 연구팀은 2억년전부터 6천4백만년 전까지의 포유류 화석을 20개 이상 조사했다. 그 결과 포유류의 어금니가 남반구와 북반구에 살던 그룹 모두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 사실이 포유동물들의 진화에 어금니가 필수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 어금니는 삼각형 형태를 하고 있어 단단한 먹이를 자르고 부수는데 효과적이다. 또한 아래쪽과 위쪽의 어금니가 정확히 맞물리기 때문에 음식물을 보다 효과적으로 씹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삼각형 형태의 이빨이 주로 북반구에 살았던 포유류의 화석뿐 아니라 오늘날 남미와 호주, 아프리카 동남 해안의 마다가스카르에 살고 있는 포유류의 조상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하나의 초대륙이었던 팡게아가 분리되면서 이러한 이빨 형태를 가진 혈통이 각각 남쪽의 곤드와나 대륙과 북쪽의 로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또 다른 논문에서 튜크 대학 생물학자인 앤 웨일 교수 역시 포유류 화석에서 발견되는 삼각형 어금니의 발달은 포유류의 진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고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포유동물들에게 있어 영양분의 섭취와 소화를 빠르고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였는데, 어금니의 발달이 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웨일 교수는 예를 들어 "뾰족뒤쥐의 왕성한 식욕은 어금니가 효과적으로 음식물을 부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진화의 과정에서 많은 양의 먹이를 소화시킬 수 있는 어금니가 발달했기 때문에 포유류가 번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포유류가 먹이를 씹으면 위쪽 어금니의 뾰족한 부분이 절구통 형태의 아래 어금니에 들어가게 된다. 이처럼 자르면서 갈아내는 작업이 함께 일어나게 된 것을 웨일 교수는 "포유류의 번식과 분화에 가장 중요한 혁명이었다"고 까지 주장했다.

장미경 <동아사이언스 기자>ro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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