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韓-美 "쌍끌이 금리인하땐 주가 상승"

  • 입력 2001년 1월 11일 18시 31분


기대했던 금융통화위원회 콜금리 인하가 무산됐지만 국내 증시의 실망은 크지 않다. 미국의 추가금리 인하가 이달 말 단행되고 부실채권 소화로 기업의 자금난이 완화되기 시작한다면 콜금리 인하로 인한 증시부양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른바 쌍끌이 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다.

▽미국 금리 추가 인하는 기정 사실화〓30일로 예정된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것이라는 점도 당분간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인하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미 검증된 바 있다. 대우증권 김영호 연구위원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급속히 악화되고 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등 대형 금융기관의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어 FOMC에서의 추가 금리인하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인하폭은 경기둔화 정도에 따라 0.25%포인트 또는 0.5%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금리가 인하되면 펀드 환매가 줄어 투자여력이 확대되고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유동성 장세 이끈다〓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는 콜금리 인하가 주식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렵지만 자금경색이 풀리는 속도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정부가 물가불안 우려에도 불구하고 콜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정부의 강력한 증시부양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초까지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도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것.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콜금리 인하〓증시 대세 상승’이라는 등식은 신용경색 완화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부실채권 인수작업을 신속하게 처리해 시장의 불안감을 걷어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콜금리 인하가 기업자금난을 풀어준 상황에서 단행된다면 단기 유동성 장세를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의 금리인하 조치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놓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단기금리 인하로 유동성장세가 온다면 오히려 매도 타이밍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홍성국 부장은 “소폭의 금리조정으로 증시자체를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지금 금리 문제는 국고채와 회사채간의 스프레드의 지나친 확대와 시중불안심리이지 절대금리수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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