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DNA로 만든 스타캐릭터 '봇물'

입력 2001-01-10 18:56수정 2009-09-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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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스타의 일부를 갖는다는 게 좋잖아요. 그리고 유일한 거고.” 인기가수 유승준의 DNA 카드를 산 김유나양(19)의 말이다. 일반인들에겐 아직도 생소한 존재인 DNA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유승준이나 조성모, 핑클, HOT 같은 스타들의 DNA캐릭터 상품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들의 DNA 밴드를 넣은 카드와 DNA용액을 용기에 넣어 만든 목걸이는 팬시전에서 인기 상품이 됐다. 최근에는 DNA 염기서열을 이미지로 한 액세서리까지 선보였다. 그러나 스타 DNA캐릭터 상품에 첨단 생명과학이 담겨 있음을 아는 청소년들은 얼마 되지 않아 보인다.

DNA 캐릭터 상품을 만드는 과정은 법의학에서 사용되는 유전자감식과 같다. 사람의 DNA가 구성하는 유전정보 중 95% 이상은 아무런 유전정보를 가지지 않고 단순히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일정한 염기순서가 반복돼 나타나는데, 반복되는 회수는 사람마다 다르며 부모로부터 유전된다. 이 회수를 주민등록번호처럼 숫자로 표시하면 개인식별이 가능한 것. 캐릭터 상품에도 이러한 스타의 유전자 번호가 들어있다.

스타의 DNA를 만드는 일반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스타의 머리카락에서 DNA를 추출한 다음 반복되는 부분이 아주 짧은 특정 DNA를 골라낸다.

그 후 중합효소연쇄반응법(PCR)을 이용해 DNA 한 가닥으로 수백만 개의 똑같은 복제품을 만들어낸다.

DNA는 (―)전기를 띠므로 만약 전기를 걸어주면 무게 차이에 따라 가벼운 것은 (+)쪽에 가깝게 이동하고 무거운 것은 (―)쪽에 가깝게 모여 여러 개의 밴드를 이루게 된다. 이 DNA 밴드를 여러 방법으로 염색해 카드 등에 붙인다.

한편 여러 회사에서 나온 DNA캐릭터 상품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적용하는 기술은 제각각 다르다. 스타진이 판매하는 DNA캐릭터 상품에는 자체 실험실에서 만든 DNA밴드나 DNA수용액이 들어 있다.

DNA코리아는 증폭한 DNA를 유성잉크에 넣어 스타가 사인할 때 쓰거나 용액 상태로 액세서리를 만들어 팔고 있다.

DNA코리아는 또 생명공학연구원에 의뢰해 스타 DNA를 대장균 DNA에 끼워 넣어 대장균으로 하여금 스타의 단백질을 합성하도록 해 이것을 캐릭터에 담았다. 이 방법은 생명공학의 대표적 유전자조작기법이다.

DNA갤러리는 DNA나 단백질과 같은 생체물질이 아니라 스타의 DNA의 특정부위 염기서열을 분석해 ATCG 등의 글자를 반지나 목걸이에 새겼다.

하지만 DNA 캐릭터 상품을 둘러싼 논란도 만만치 않다.

환경단체인 청년생태주의자는 “인간상품화와 개인정보유출에 대해 반대한다”며 인기 댄스그룹인 HOT의 DNA 캐릭터상품에 대한 반대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상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스타 DNA는 본인 스스로 제공한 것이며 또 제공한 스타도 극소수이므로 별다른 문제는 없다”며 오히려 “DNA캐릭터 상품으로 인해 첨단 생명과학에 좀 더 친숙해진다면 좋은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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