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리츠 "기업 자금운용에 도움"

  • 입력 2001년 1월 9일 18시 35분


“리츠는 기업의 자금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부동산시장의 투명성을 높여줍니다. 개인과 기관투자가에 안정된 투자처를 제공하지요.”

미국 300여 리츠업체 모임인 전미리츠협회(나리츠·National Association of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제이 헤이드 이사(사진)는 이같은 장점 덕분에 리츠가 미국경제의 한 기둥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워싱턴DC 아이가(街) 1875 백악관 뒤편에 있는 나리츠는 상장업체 197개, 주식 시가 총액 1300억달러 규모의 리츠업계를 대표하는 유일한 협회.

헤이드 이사는 “미국이 리츠를 도입한 것은 일반인들도 빌딩 등 대형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며 “안전한 분산투자를 하려는 기업과 기관들에도 없어서는 안될 투자처가 됐다”고 설명했다.

60년대 말 도입된 리츠가 미국의 대표적 재테크 상품 중 하나로 자리잡은 계기는 80년대에 나타난 자산가치 하락이었다. 부동산 가격이 낮아져 리츠업체가 싼 값에 부동산을 살 수 있었기 때문.

헤이드 이사는 “90년대 말 인터넷 투자열풍으로 리츠시장이 잠시 위축되기도 했지만 최근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닷컴 열풍’이 주춤하면서 리츠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된 데다 99년 리츠 규제조항이 일부 완화됐기 때문.

그는 “한국에서도 리츠가 정착되면 기업들이 리츠회사에 부동산을 팔아 손쉽게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등 경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도입 초기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한국시장에 맞는 리츠제도를 조기 정착시키는 게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리츠의 조기 정착을 위해선 리츠업체에 대한 등록세 취득세 면제와 양도소득세 부분 감면 등과 같은 세제혜택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헤이드 이사는 “미국 리츠는 정부의 보호 육성보다는 기업, 투자자, 전문법률사무소 등 민간의 자율적인 감시와 관리를 받으면서 발전해왔다”며 “한국에서 이같은 시스템을 빨리 구축해야 리츠가 조기에 정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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