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focus]소신정책 펼친 '김재익 신화'를 배워라

  • 입력 2000년 12월 21일 19시 32분


고려대 정책대학원이 올해 5월 처음 만든 ‘제1회 정책인 대상(大賞)’ 경제부문 수상자는 이미 17년 전 고인이 된 김재익(金在益) 전 경제수석이었다. 1983년 미얀마 아웅산 폭탄테러사건으로 순직한 그가 한국경제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서였다.

그가 경제수석으로 일한 80년대초의 전두환(全斗煥)정부는 정치적 정당성이 극히 낮았다. 그러나 최소한 경제측면에서만은 나름대로 공로도 인정받고 있다. 이런 평가는 상당부분 김 전 수석의 덕분이다.

그는 박정희(朴正熙)개발독재와 관치경제 유산이 아직 짙게 깔려 있던 80년대초 줄기차게 ‘안정 자율 개방’을 내걸고 우리 경제체질을 바꿔나갔다. 성장지상주의와 관 주도 사고가 팽배하던 당시 그는 ‘이단아’로 여겨졌고 저항도 많았다.

그러나 대통령을 설득해 성장위주 정책 대신 안정화 정책을 펴나가게 했다. 특히 그를 비롯해 정보화시대의 흐름을 미리 읽었던 일부 관료와 민간전문가 그룹이 소신을 갖고 추진한 전자 및 정보통신혁명은 우리 경제정책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김재익 신화’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뚜렷한 원칙과 책임감, 전망을 가진 경제관료를 지도자가 믿고 뒷받침할 때 어떤 시너지효과가 나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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