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을 물로 보지 마… 마실수록 몸에 좋다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7시 27분


◇ 대장·방광암 예방, 체중 감소 효과… 피로·두통도 없애줘

날씨가 추워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실제 평소에도 우리가 먹는 물의 양은 필요 수분 섭취량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문에 때로 생각지도 못한 신체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물 연구를 오래 해온 학자들에 따르면 충분한 수분섭취가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고 활력을 불어넣어주며 암과 같은 만성질환과의 싸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단순히 목마름만 해결해 주는 것이 물의 역할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의학적인 상태에 따라서는 과다한 수분섭취가 위액을 묽게 하여 소화불량이나 부종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특수한 경우를 빼면 매일 2000cc 가량의 물이 필요하다.

혈액의 83%는 물이다. 근육질엔 75%, 뇌조직에도 75%나 물이 포함돼 있고 골격의 22%도 물이다. 탈수가 되면 이런 조직들의 기능이 저하되고 혈액이 진해지면서 맥박이 빨라져 심장에 가는 부담도 커지게 마련이다. 변비, 신장결석, 무기력증도 물과 관계가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섭취가 치료 및 예방책이 된다. 물을 자주 마심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많다.

●암 예방할 수 있다

과연 물이 암을 막을 수 있을까. 미국 시애틀의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센터에 따르면 하루 넉 잔 이상 물을 마시는 여성이 두 잔 이하의 물을 마시는 사람보다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과일이나 신선한 야채를 다섯 차례 먹는 것과 같은 효과다. 더욱이 여덟 잔 이상 물을 마신 사람에게서는 대장암 발병 가능성이 더욱 낮았다. 반면 수분량은 같아도 커피, 청량음료, 주스 등은 이같은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학자들은 이런 결과가, 충분한 수분섭취가 장운동을 촉진해 암을 유발하는 인자들이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한다. 즉 물을 많이 마시면 장을 통해 배설되는 노폐물 중 발암인자가 장과 접촉하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 준다는 것.

하와이 암연구센터의 관찰에서도 물을 많이 마신 그룹이 적게 마신 그룹에 비해 방광암 발병 빈도가 80%나 낮았다. 영국의 한 연구소도 유방암 발병 빈도가 낮게 관찰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아직 이런 결과들로 확실한 임상학적 결론을 내리기엔 다소 이르지만 주목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체중 감량에도 효과

일단의 연구자들은 뇌가 갈증과 배고픔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때문에 간식을 먹고 싶을 때 물을 대신 마시면 포만감을 가질 수 있으므로 음식을 적게 먹게 된다는 것.

그러나 모든 의학자들이 이 이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뇌기능은 물이 음식이 아니란 사실은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분이 많이 든 음식물은 그렇지 않은 음식에 비해 포만감을 높여 칼로리를 낮출 수 있으므로 시리얼, 파스타, 국 등이 다이어트 음식으로 권해지기도 한다.

실제 다이어트 그룹에 하루 4회 수프를 먹게 했더니 평소보다 최소 100kcal 이상 덜 먹게 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피로감, 두통도 없애준다

탈수현상으로 큰 고통을 겪는 신체부위 중 하나가 뇌조직이다. 과음 후의 심한 두통도 탈수에 따라 부족해진 전해질 유지를 위해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 따라서 충분한 수분섭취는 숙취의 한 해결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커피처럼 카페인이 많거나 감미료가 든 음료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

피로감을 동반한 우울증, 갑상선 질환, 빈혈, 수면 중 경험하는 무호흡증 등도 수분섭취 부족이 중요한 원인이다.

●언제, 어떤 물을 얼마나 마실까

적정한 하루 물 섭취량에 대해 흔히들 4∼6잔이라고 하나 최소한 계절에 관계없이 8∼10잔(200cc잔 기준)은 마시는 게 좋다. 음식을 통해 얻는 수분량이 평균 400∼500cc 정도 되지만 카페인 음료의 이뇨작용 등으로 인해 잃어버리는 수분량을 고려하면 결코 많은 양은 아니다.

기상 후, 식사중이나 휴식시간, 운동하기 전 계속 물을 마시면 자연스런 수분섭취 효과를 볼 수 있다. 안정성을 위해 정수기나 생수, 각종 이온음료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수돗물도 5분 이상 끓이면 안전하다.

갈증이 나 물을 찾을 때는 벌써 약간의 탈수현상이 진행된 상태다. 충분한 수분섭취가 당신의 건강을 지켜주는 손쉽고도 중요한 습관임을 깨달아야 한다. 운동시엔 물병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자.

<오재준/ 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 소장>

■ 유태우의 수지침 강좌

어린이 급성 경기 때 삼관혈 찔러 피 빼면 효과적

사람의 손바닥과 손등엔 345개의 혈(穴)이 있다. 또 다섯손가락은 5장6부와 관련돼 있다. 신체 장기에 질병이 발생하면 피부 근육 신경 등에 이상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내장체성반사(內臟休性反射)라고 한다. 이때 손부위에서도 똑같은 반사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곳을 침 뜸 봉(鋒)으로 자극해 질병이나 증상을 완화-해소하는 것이 수지침의 기본원리다.

필자는 우선 누구나 한번쯤 접하게 되는 어린이 경기를 시작으로 앞으로 초보자도 쉽게 응급처치법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응요법(相應療法) 위주로 수지침요법을 설명하고자 한다.

어린이 경기는 뇌염 뇌막염 뇌종양 등에서 일어나는 뇌질환 경기와 고열 감염 질식 등에 의한 경기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인 응급처치법으로는 옷을 헐겁게 풀어주고 거즈를 말아 어금니에 끼워 혀를 깨물지 않도록 하고, 얼굴을 옆으로 돌려주어 토사물이 기도를 막지 않도록 한다.

동양의학에서는 소아의 경기가 누적되면 간질(癎疾)이 된다고 본다. 어린이가 건강하면 경기를 일으키지 않지만 몸이 허약해지면 구토와 설사가 나타나고 탈수현상이 발생해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급성경기는 간기능 이상으로, 만성경기는 비장기능 이상으로 인해 나타난다. 급성경기에는 소아의 삼관혈(三關穴)에 해당하는 G3·7·11에서 출혈시켜 피를 조금 빼준다. 또 A8·12·16에 수지침용 봉을 이용해 자극을 주면 웬만한 경기는 진정이 된다. 열성경기일 때는 얼음주머니 등을 이용하여 열을 내려주는 것이 우선이다. 관장을 시켜 열을 떨어뜨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만성경기 때는 구토, 식욕감퇴, 푸른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살이 빠지고 쇠약해진다. 신경이 예민해지고 작은 충격에도 잘 놀라게 되며 낮에도 잘 놀지 않는다. 이때 A8·12·16·F19에 수지침용 봉으로 자극을 주면 효과가 우수하다. 응급처치 후엔 병원의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G3·7·11은 2지 첫째·둘째·셋째마디 외측에 해당된다. A8은 손바닥 중간지점, A16은 셋째손가락 첫째마디의 아래눈금 정중앙이며, A12는 A8과 A16의 중간지점이다. F19는 A8과 손바닥 끝부분의 중간지점이다.

<유태우/ 고려수지침요법학회장>

(주간동아 제2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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