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하이일드 환매금 어떻게 굴릴까

  • 입력 2000년 11월 7일 22시 53분


하이일드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이 돈을 찾을 때가 다가왔다.

작년 11월 ‘고수익’을 표방하고 출범한 하이일드펀드가 다음주부터 차례차례 만기가 돌아온다. 하이일드펀드 고객들은 각자 수익률을 점검하고 만기 때 찾은 돈을 앞으로 어떻게 굴릴 것인지 ‘포스트(Post)―하이일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11, 12월 만기가 되는 하이일드펀드는 모두 158개로 설정액은 5조172억원에 이른다.

▽과연 이름값을 했나〓하이일드(high yield)란 고수익이라는 뜻이다. 작년 말 설정된 158개 하이일드펀드의 평균 누적수익률(이하 6일 현재)은 7.93%로 집계됐다. 작년 11월 첫 선을 보였을 때 15∼16%의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호언하던 것에 비하면 ‘절반의 성공’밖에 거두지 못한 셈이다.

개별 펀드별로는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118개 펀드를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21개 펀드의 수익률(이하 연환산)이 20%를 넘었다. 이는 작년 말 코스닥시장 호황 때 공모주 차익을 고스란히 챙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37개 펀드는 수익률이 한자릿수에 그쳤다. 법인이 고객인 일부 펀드는 대우채권을 떠안아 수익률이 나빴고 새한 부도의 충격까지 입은 경우도 있는 것. 더구나 올해 들어와서는 코스닥시장 침체로 공모주 이점도 사라져 수익률이 저조했다.

▽비과세상품이 대안〓비과세나 세금우대상품을 투자대안으로 추천하는 전문가가 많다. 65세 이상 고객은 생계형 비과세상품을 고려하는 게 좋다. 은행권은 생계형 비과세정기예금, 투신권은 생계형 비과세펀드를 각각 판매중이다. 은행상품은 확정금리형(8%)이고 예금보호도 된다. 투신상품은 ‘은행이자+알파(α)’의 수익률을 내세운다.

비과세펀드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1명당 2000만원까지만 비과세 혜택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또 12월말이 가입시한인 한시적인 상품이다. 하이일드펀드를 대체할 비과세고수익펀드는 큰 인기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은행권의 세금우대(11%)정기예금이나 농수축협단위조합과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의 정기예탁금(세율 2%)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정기예탁금은 내년부터 세율이 6%로 오르므로 연내에 가입하는 게 좋다.

▽자금유치용 신상품〓한국투자신탁증권은 하이일드펀드 만기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상품 2개를 선보였다. 이중 정액지급식 채권형펀드는 6개월간 일정액의 원금과 이자를 내준다. 원금을 환매하는 방식이지만 수수료는 내지 않아도 된다.

한국투신증권은 또 유동성 채권형펀드도 준비했다. 투자자금의 60%까지를 기업어음(CP)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투자해 금리예측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 회사는 또 주식형펀드 2개를 개발해 곧 금융감독원에 약관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국투신증권 문정석 상품개발부장은 “하이일드펀드 만기고객들은 3개월 정도의 단기상품에 일단 돈을 맡겨놓고 금융시장 동향을 살핀 뒤에 장기형 상품으로 옮겨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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