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뉴욕증시 급등락 "세계투자자 속탄다"

  • 입력 2000년 10월 19일 19시 16분


"다우지수, 너마저도….”

18일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 10,000선이 붕괴된 것은 3월15일 이후 7개월만의 일이었다. 미 투자자의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0,000선이 무너진 것이다. 이는 주요 기업의 불투명한 수익전망과 경기둔화에 따른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투자자의 불안감을 키웠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동반하락, 뉴욕 증시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에 세계 투자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 사이에서조차 곧 바닥을 칠 것이란 낙관론과 악재가 될 변수가 너무 많다는 회의론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다우지수는 19일 개장 직후 한때 112.10포인트(1.12%) 오른 10,087.12를 기록해 하루만에 10,000선을 회복했다.

▽낙폭은 작았다〓18일 뉴욕증시의 주가는 개장 초부터 폭락, 다우존스 지수는 한때 1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9,564를 기록하기도 했다.

개장 초 폭락을 주도한 것은 IBM과 체이스 맨해튼이었다. IBM은 3·4분기(7∼9월)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달성했음에도 매출 신장률이 부진했다는 발표의 여파로 한때 20% 가까이 폭락했다가 15.5%(17.56달러) 하락한 95.4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체이스 맨해튼도 기술주에 대한 투자가??급락, 3·4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에 못미쳤다고 발표한 직후 한때 14%나 하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오후 들어 지수 영향력이 큰 세계 최대 반도체 메이커 인텔과 세계 최대 컴퓨터 소프트웨어 메이커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 급등에 힘입어 오전장에서 폭락했던 부분을 거의 회복했다. 오후장에 일시적으로 전일 대비 상승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9월 중 소비자물가지수가 0.5% 상승했다는 미 노동부의 발표 등으로 다시 밀려 결국 114.69포인트(1.14%) 하락한 9,975.02에 장을 마감했다가 19일 개장과 더불어 약간의 반등세를 보였다.

▽여러가지 변수〓현재 뉴욕증시를 짓누르는 가장 큰 변수는 기업의 3·4분기 실적과 향후 수익전망 발표.

뉴욕증시는 각 기업의 잇단 실적결과 발표, 이른바 '어닝시즌(earnings season)’을 맞아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MS는 18일 폐장 후 6∼9월 중 순익이 25억8000만달러(주당 46센트)로 증가해 분석가들이 전망했던 주당 41센트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분석가들은 다우존스와 나스닥 지수 양쪽에 편입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 호조 발표로 뉴욕증시가 일단 반등의 발판은 만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업이 실적 악화 발표로 찬물을 끼얹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어닝시즌이 끝나는 다음달 초까지 뉴욕증시는 지수 영향력이 큰 기업의 실적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 노동부는 9월 중 소비자물가지수가 0.5% 상승했으며 음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품목의 지수도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내에 또 다시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관련국의 평화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한 중동사태에 따른 고유가와 계속되는 유로화 가치 하락도 미국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한다.

▽엇갈리는 전망〓미국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이날 다우지수가 장 초반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후 낙폭을 회복한 데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향후 전망에 대한 분석은 엇갈린다.

월스트리트 최고의 투자전략가인 골드만삭스의 애비 코언은 "여러 가지 변수를 ?改曼쳅嗤?앞으로 몇 달 동안 상당 폭 상승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페인 웨버의 에드워드 커시너는 "지금이 매수 적기이며 앞으로 주요 종목 주가는 10∼20%씩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프루덴셜 증권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래리 워츠텔은 "이날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반등을 한다 해도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