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아시아컵]한국, 망신스런 ‘8강’

  • 입력 2000년 10월 19일 16시 12분


40년만에 정상탈환을 다짐하며 현지로 떠난 한국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가까스로 8강엔 오를 것 같다. 잘하면 조 2위도 가능하고 비겨도 와일드카드로 8강에는 오른다.

8강이라고 하니 그럴 듯하지만 사실은 12개 참가팀 중 7~8위 그러니까 끝에서 겨우 5위쯤이라는 소리다.

한국축구가 언제 이렇게 됐을까. 몇년전까지만 해도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했으나 이젠 아시아 8강진출을 위해 숫자놀음을 해야하는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다.

아시안컵 뿐만아니라 큰 대회때는 늘 경우의 수를 따져 8강이라는 ‘숫자놀음’을 되풀이 해왔다.

한국이 이번 아시안컵에서 지금까지 보여준 내용은 정말 창피할 정도다. 전략도 전술도 내용도 전혀 희망을 보여 주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일본 스포츠지는 ‘한국축구가 약화된 4가지 이유’를 ▲K리그(정규리그)의 인기저하 ▲세대교체의 과도기 ▲한국인 감독의 한계 ▲축구스타일의 변화라고 꼽는다.

이와함께 특히 98년 차범근감독 시절까지 축구의 바탕을 이뤘던 체력 축구를 허정무감독이 기술축구로 변화시키면서 조직력이 무너지고 공격형태가 단순화된 점이란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년후 2002월드컵을 함께 개최하는 일본축구를 보자. 93년 국내 프로축구리그(J리그)를 10년간 준비해 축구붐을 조성했고, 발빠르게 98년말 대표팀감독으로 프랑스출신 필립 트루시에감독(45)을 선임해 ‘세계최강’인 프랑스식의 조직적인 축구문화를 확산시켰다.

일본축구가 지향했던 경쟁상대는 한국이나 중국,사우디가 아니라 이미 몇단계 앞서있던 유럽이나 남미 등 축구 선진국이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김진호<동아닷컴 기자>j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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