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集腋成求+衣(아래)(집액성구)

  • 입력 2000년 8월 31일 18시 33분


泰―클 태 匙―숟가락 시 積―쌓을 적 腋―겨드랑이 액 求+衣(아래)―갖옷 구 狐―여우 호

‘한술 밥에 배부르랴’ ‘티끌 모아 태산’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모든 일은 차근차근 힘을 조금씩 합쳐 이루어야지 졸속으로 이루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속담은 漢字語에도 많다. 十匙一飯(십시일반)이나 積土成山(적토성산) 積水成淵(적수성연) 등이다. 요컨대 어떤 일을 처리하는데 ‘하나하나 착실하게’ 처리하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중시되었던 덕목이라 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하늘 아래 제일 뫼라는 泰山이 만약 한줌의 흙을 외면했다면 그 높이를 자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一望無際(일망무제)의 河海도 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가렸다면 그 깊이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萬事란 以小成大(이소성대·작은 것으로부터 큰 것을 이룰 수 있음)의 자세로 임해야 함을 일깨워준다.

같은 뜻에 集腋成구도 있다. ‘겨드랑이 털을 모아 갖옷을 만든다’는 뜻이다. 갖옷이란 털가죽으로 만든 옷을 말한다. 지금도 비단은 싼 옷감이라고 할 수 없지만 옛날 중국에서 비단은 그야말로 千金에 해당되던 고가품이었다. 하지만 狐구(호구·여우 겨드랑이 털로 짠 갖옷)는 비단옷보다 몇 백배 더 귀한 옷으로 여겨졌다. 왜 그럴까.

우리에게 여우란 놈은 교활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중국 사람들은 疑心의 상징으로 여긴다. 대신 그들이 교활한 놈으로 여기는 것은 이상하게도 토끼다. 여우란 놈의 털은 부드럽기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겨드랑이에 나 있는 털은 부드럽기가 솜털과 같아 진품 중의 진품으로 치지만 양이 너무 적은 것이 탈이다. 그래서 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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