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기술적 반등 주말까지 이어질 전망

  • 입력 2000년 7월 25일 17시 41분


25일 증시는 하락세를 멈추며 보합세로 마무리 돼 일단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 형편이어서 불안한 장세는 지속될 전망. 따라서 반등때 현금 확보 전략은 아직도 유효해 보인다. 다만 기술적 반등세가 3∼4일정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므로 리스크를 겁내지않는 투자자들은 업종 대표주나 실적 우량주를 단타매매해볼 만 하다는 조언도 있다.

◆불안한 기술적 반등

25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내내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날보다 0.25포인트 내린 737.6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거래소시장은 은행·증권등 금융주가 상대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프로그램 매수 규모가 2,126억원에 달하면서 한국전력,포철등 업종대표주들도 오름세를 보여 약보합으로 장이 끝났다.

전날 45포인트나 하락한 뒤 반등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하락세는 진정된 모습이다.

은행주들이 전날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영향으로 강세를 보이고 최근 시장 불안요인으로 다시 떠오르던 현대건설등 현대계열 종목들이 이날 안정세를 보인 것이 증시의 추가 급락 방지에 기여했다.

동양증권 김주형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의 워크아웃설등이 진화되고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기술적인 반등세는 3∼4일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 수치를 분석해보면 단기 급락뒤 기술적 반등은 3.4일동안 9%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나 상승폭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반등 기간은 이번주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날 장세 흐름을 보면 기술적 반등세(사실은 약보합이지만)가 조기에 무너질 요인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1,224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특히 삼성전자주를 28만주이상 팔았다. 아직도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에 대해 차익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불안요인은 선물시장. 이날 하락세를 막은 일등 공신은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수세였다.프로그램 매도는 576억원인 반면 프로그램 매수는 2,126억원에 달했다.

프로그램 매수 규모가 증가한 것은 선물가격이 현물지수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현·선물 가격차를 노린 매수차익거래(선물 매도-현물 매수) 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 선물 가격이 지난 20일이후 현물가격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선물시장 참여자들이 증시가 바닥권에 도달했다고 보고 투기적인 매수 거래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물시장의 장세 전망이 불투명해질 경우 선물시장에서는 언제든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프로그램 매수가 시장을 지탱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

대우증권 심상범 애널리스트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떨어질 경우 1조원넘게 쌓인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나오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프로그램 매도세로 바뀌어 주가를 끌어내리는 주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시 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는 여전히 추가 하락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주와 반도체주가 두 축

동양증권은 단기 급락후 기술적 반등을 이끄는 선도주로 △하락폭이 과다한 종목군이나 △하락장세에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한 종목을 꼽았다.

이같은 관점에서 하락폭이 과다한 종목군은 삼성전자등 반도체주, 상대적으로 견조한 업종은 은행·증권등 금융주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38만원대후반이던 주가가 10일도 안돼 31만4,000원까지 떨어지자 증권사마다 '매수' 추천을 내고 있다. 반도체 경기 전망에 대해 최근 미국 증권가에서 논란이 일고 있지만 늦어도 올 연말부터는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며 다시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경우 30만원선까지 떨어지면 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기술적 반등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도 많이 나오고 있다.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은행등 금융주도 현대 문제등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지 않는 한 금융구조조정 진행과 함께 강세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심을 가져야 할 변수들

투신권에 신규자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시장 주도권을 쥐고있는 외국인들이 최근 순매도를 지속하는 것은 시장에 여전히 부담이 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순매도를 지속할 경우 장세가 회복될 여지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따라서 외국인의 매매동향이 기술적 반등이 얼마나 지속될 지를 가름하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

선물시장의 동향도 큰 변수다. 선물시장 투자자들이 현재는 강력한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도를 확대하며 선물지수가 하락할 경우 현물시장에 곧바로 악영향을 미칠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법,채권전용펀드등을 포함한 정책적 변수는 지리한 조정장세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들 변수를 주시하면서 반등때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굳이 매수에 나서려는 투자자는 업종대표주나 실적 우선주의 저점 분할 매수를 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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