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치술의 산길따라 걷기]하산때 무릎보호 신경을

  • 입력 2000년 6월 14일 19시 33분


요즘 한창 뜬 ‘허준’으로 이행시 하나.

‘허: 허준도 못 고쳐요

준: 마구잡이로 산을 내려가다 고장난 무릎은….’

“산행의 장수만세는 무릎 ‘도가니’ 보호부터.”

산길에서는 오르기보다 내려가기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오르기의 성패는 보행법과 힘의 분배에 달렸지만 내려가기는 다르다. 많은 사람이 “그냥 내려가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유는 중력. 내려갈 때는 의지와 체력에 관계없이 중력에 의해 몸이 비탈 아래를 향한다. 중력을 견디고 보행속도를 적당히 유지하기 위해 중력을 제어하게 되는데 잘못 했다가는 영락없이 몸에 이상이 오고 만다. 이때 가장 부상위험성이 높은 곳이 바로 무릎이다. 중력과 체중이 속도제어기인 무릎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산을 쿵쾅 쿵쾅 뛰어내려온 분에는 충격적인 말이겠지만….

1. 내려갈 때는 오를 때보다 휴식시간을 늘리고 걷는 시간은 줄이자.

내려갈 때는 목표지점을 정복했다는 생각에 방심하기 때문에 자연히 다리가 풀린다. 오를 때보다 여유있게 걸으며 규칙적으로 쉬자. 신발끈은 앞쪽 두번째 까지 꽉 매 발끝이 앞으로 밀리지 않게 한다. 발끝은 땅을 더듬듯 낮추고 발바닥은 전체로 즈려밟듯 안정적으로 내려 놓는다. 보폭은 작게, 발은 천천히 끌듯이 옮긴다.

2. 알파인 스키스톡(stock)을 이용하자.

T자형 손잡이가 달린 지팡이스타일 보다는 스키스틱 모양의 3단스톡(양손)이 더 좋다. 산행중 스틱사용은 노르딕 스키 기술에서 응용한 것. 균형을 잡아주고 다리로 전달되는 체중의 30% 가량을 줄여 충격완화 효과가 크다. 국산 3만∼5만원선.

3. 신발바닥에 깔창을 덧씌우고 무릎보호대도 사용하자.

두꺼운 양말을 신고 충격흡수용 깔창을 쓰면 발목과 무릎, 허리와 목 등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깔창은 1만7000∼3만8000원선(수입품), 무릎보호대는 2만원선(국산). 산행용이 별도로 있으니 등산 전문점에서 구입하자.

내려갈 때는 무릎관절과 발목보호에 특히 신경을 쓰자. 서둘러 걸으면 그 충격으로 척추에도 무리가 오고 두통까지 따른다. 이번 주말에는 천천히 내려오며 느긋하게 경치도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유월 신록의 푸르름은 얼마나 싱그러운가.

※고어텍스아웃도어클럽 홈페이지(www.gore-texclub.co.kr)에서 좀더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윤치술(고어텍스 아웃도어클럽 클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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