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Technology]인터넷으로 이사간 미술관

  • 입력 2000년 6월 11일 19시 38분


얼터너티브 미술관은 25년 동안 맨해튼 중심가에 여러 곳의 전시공간을 갖고 예술 작품을 전시해왔다. 그러나 이 미술관은 최근 사이버공간으로 이사를 했다.

얼터너티브 미술관은 2일 문을 연 웹사이트에서 인터넷에 기반을 둔 쌍방향 예술작품들과 디지털 이미지들을 전시하고 전통적인 예술작품들을 컴퓨터 스크린에 옮겨놓은 전시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미술관은 최근에 소호에 마련한 전시공간의 문을 닫았으며, 다시 현실 공간 속에 전시공간을 마련할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

▼재정적 압박서 벗어나▼

얼터너티브 미술관의 지노 로드리게즈 관장은 “우리는 물리적인 공간 속의 물리적인 물건이라는 굴레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이 미술관은 또한 사이버공간으로 옮겨감으로써 문화 관련 기관들의 재정에 압박을 주는 여러 가지 경비로부터도 해방될 수 있었다. 비영리 기관인 얼터너티브 미술관은 지금까지 작품 설치비와 제거비용, 포장비, 운송비, 보관료, 보험료, 건물 임대료 등을 지출해왔다.

그러나 로드리게즈 관장은 경제적인 요인은 이 미술관이 인터넷으로 옮겨간 주된 이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대부분의 미술관이 개설한 웹사이트는 현실 속의 전시물들에 대한 광고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우리가 공간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한다는 흥분이었다. 나는 처음 이 일을 시작했던 서른다섯살 때로 돌아간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얼터너티브 미술관은 75년 사회적 정치적 작품들을 위한 전시공간으로 설립되었다. 이 미술관은 특히 소수그룹 출신 예술가들의 작품을 자주 전시했는데 당시 이런 예술가들은 전시공간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소수그룹 출신 예술가들의 사회적 정치적 작품들을 위한 공간이 많이 마련돼 있다.

로드리게즈 관장은 90년경부터 사람들이 뉴 뮤지엄이나 엑시트 아트 등 뉴욕의 진보적인 전시공간과 얼터너티브 미술관 사이에 다른 점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우리가 우리의 임무를 훌륭하게 소화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우리는 변화를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소수그룹 예술가에 문호개방▼

얼터너티브 미술관은 우선 기술 지향적인 전시회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 미술관이 96년에 개최했던 ‘빛나는 이미지’라는 사진 전시회에서 전시회 카탈로그를 CD롬으로만 제작했던 것이 한 예다. 이와 동시에 로드리게즈와 그의 동료들은 사이버공간으로 전시를 확장하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했는데 결국 사이버공간은 미술관의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공간이 돼버렸다.

“우리는 항상 돈이 없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왜냐하면 우리가 모든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 문제가 정말로 심각해져서 우리는 전시공간을 유지하는 동시에 전자 미술관을 개설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무 의미 없는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난 시절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기가 무척 어려웠다며 로드리게즈 관장이 한 말이다.

(http://www.nytimes.com/library/tech/00/06/cyber/artsatlarge/08artsatlarg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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