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핫이슈]게시판은 계륵(鷄肋)인가

  • 입력 2000년 5월 28일 19시 50분


무료 서비스와 다양한 기능을 내세우는 인터넷 서비스업체들. 이들의 목표는 단기간내에 수십만∼수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눈이 어둡다. 회원수에만 눈이 어둡고 여론수렴 기능을 담당하는 게시판 운영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게시판은 남들에게 알리고 싶거나 함께 토론해보기를 원하는 다양한 주제를 누구든지 올릴 수 있는 자유공간. 간간이 상업성 글이나 욕설 등이 등장해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운영자의 권한으로 삭제가 가능해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이 강하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주장이다.가입자수 1000만명으로 국내 최대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다음은 동호회마다 개설된 커뮤니티 게시판외 종합게시판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서비스에 대한 네티즌들의 견해나 문의는 웹마스터 앞으로 보내지는 E메일로 접수중.

자유게시판 운영에 난색을 표하는 대다수 인터넷서비스회사들과는 달리 포털사이트 네띠앙과 라이코스코리아 등은 네티즌들이 각종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게시판서비스를 제공한다. 네띠앙 관계자는 “가끔가다 네띠앙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올라오기도 하지만 인터넷의 고유 특성인 쌍방향성(인터랙티브)을 구현하는 게시판은 네티즌간 또는 네티즌과 회사간 커뮤니케이션의 창구 역할을 담당하는 필수 서비스”라고 강조했다.이처럼

인터넷기업들이 게시판 도입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시작하면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 반면에 활발한 정보교류와 토론이 벌어지는 PC통신의 경우 때때로 여론의 화살이 운영회사로 집중돼 당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하지만 절대 삭제하지 않는 것을 ‘철칙(鐵則)’으로 삼는다.

천리안 박선미씨는 “회사에 불리하다고 섣불리 삭제했다가는 더 시끄러워진다”면서“네티즌들의 솔직한 견해들로 넘쳐나는 자유게시판은 고객이 원하는 바를 간파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야후코리아 염진섭 사장은 “무료인 인터넷서비스는 이용정지 ID삭제 등의 제재수단이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 자유게시판 도입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자원봉사자 활용을 통해 고객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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