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칼럼]전하진/벤처기업 옥석가리기

  • 입력 2000년 5월 14일 19시 29분


최근 주식시장의 냉각으로 벤처기업 투자자나 기업인 모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옥석을 가려야 하는 시기를 맞이한 것 같다. 필자는 벤처기업 경영자의 한 사람으로서 진정한 벤처기업를 가리는 방법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우선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 경우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투자한 돈의 회수 방법이다. 벤처투자가는 당연히 투자 수익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다. 따라서 제일 먼저 투자한 돈의 회수 방법에 생각을 두어야 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나 벤처기업가들은 이 부분을 등한시한다.

현금화 방법은 무엇일까. 지금으로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를 매각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상장을 해 주식시장에서 파는 방법이다.

인수 합병의 경우는 확실한 수요처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 칩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의 경우 설립과 함께 그 칩에 관심을 보이는 몇몇 회사와 사전에 교감을 가지고 개발을 해 나가면서 결국에 그들에게 회사를 파는 것이다.

이 기간은 2, 3년 정도 소요되고 초기에 참여한 사람이 당연히 많은 배수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인수 합병이 안되는 경우 때에 따라서는 실패를 선언하고 회사의 문을 닫아야 한다.

상장의 경우는 매우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어 비록 적자가 나더라도 매출구조나 비즈니스가 확실한 때 해당된다. 그리고 상장을 통한 투자 회수는 엔젤의 입장에서는 기간도 많이 걸리고 또 그 확률도 그리 높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두 번째로 살펴봐야 할 것은 그 회사의 기술력이다. 초기 벤처기업은 시장을 가지고 있지 못하므로 시제품을 만드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따라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벤처기업은 인수합병 대상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인수합병이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세 번째로 그 회사의 경영진이다. 벤처기업은 재산의 대부분이 사람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영진이 어떤 생각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가 회사가치의 거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또 경영진에 대한 회사의 보상이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다. 보상이 크면 클수록 경영진에게 동기 유발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경영진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작은 회사는 투자 위험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경영진과 주주구성을 잘 살펴서 회사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불필요한 주주나 경영진이 있는가도 살펴야 한다.

이상 세가지로 벤처투자 점검 요령에 대해 간단히 살펴 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검토하고 투자한다고 해도 그 성공여부는 매우 낮은 확률게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하진<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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