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자유투神이 챔피언 결정"

  • 입력 2000년 3월 27일 20시 12분


‘자유투 성공률을 올려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2차전을 ‘사이좋게’ 나누어가진 현대 걸리버스와 SK 나이츠.

강팀들끼리의 만남은 한순간만 삐끗해도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살얼음 승부. 누가 실수를 적게 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이런 점에서 자유투를 넣느냐 못넣느냐 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그 차이가 크다.

자유투는 ‘당연히’ 넣으라고 주는 것. 그러나 올 정규리그 10개팀의 자유투 평균성공률은 72%였다. 그만큼 만만치 않다.

엔드라인에서 5m80, 림에서 4m60 거리에서 던지는 자유투는 림에서 6m25 떨어진 곳에서 던지는 3점슛(올시즌 평균 32%)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누워서 떡먹기’. 그러나 이런 ‘거저먹는’ 자유투를 그것도 결정적인 고비에서 넣지 못해 감독과 관중들의 애간장을 다 녹이는 선수들이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용병 센터 로렌조 홀(현대)과 재키 존스(SK).

홀은 정규리그 자유투 성공률이 평균 45%로 전체 프로농구 주전급선수 중 꼴찌.

존스는 정규시즌 성공률 67%로 홀과 비교할 때는 훨씬 좋지만 현대에서 뛰었던 지난해 최하위에 이어 올시즌도 SK 주전 중 꼴찌. 37%를 상회하는 3점슛 성공률과 비교할 때 불가사의한 일이다.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면서 자유투 이야기가 나오면 현대 신선우감독은 표정이 무덤덤한 반면 SK 최인선감독은 얼굴이 일그러진다.

두 번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인선감독은 홀이 볼을 잡고 골밑에 들어오면 무조건 반칙으로 끊을 것을 지시했다. 무시무시한 덩크슛을 내줘 2실점하느니 자유투로 평균 1점을 내주자는 전략.

챔피언결정전에서 홀의 자유투 성공률은 46%로 정규리그와 별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다.

문제는 신선우감독도 이 방법을 쓴다는 것.

내외곽슛을 고루 갖춘 재키 존스가 볼을 잡으면 현대선수들은 어김없이 파울로 이를 끊는다.

그러자 정규리그 67%였던 존스는 체력이 떨어진 탓에 챔피언결정전에서 45%로 오히려 홀보다도 성공률에서 떨어졌다.

팀 전체로 봐서도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자유투성공률 69%에 머물던 현대는 챔피언전에서 73%로 좋아진 반면 74%의 성공률을 자랑하던 SK는 챔피언전에 와서 65%로 뚝 떨어졌다.

‘자유투를 넣느냐 못넣느냐.’ 이것이 챔피언결정전 승패의 문제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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