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태양계의 신비를 벗긴다]화성

  • 입력 2000년 2월 11일 00시 52분


화성 착륙을 시도하다 사라져버린 화성 극지방 착륙선이 원래의 착륙 예정지를 가로지르는 협곡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 관리들이 밝혔다. 그러나 관리들은 단순한 착륙 실패, 하강 시스템 장애, 대기권 진입 직전의 폭발 등 다른 원인으로 인해 이 탐사선이 사라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에서 극지방 착륙선 계획을 맡고 있는 리처드 지렉 박사는 “우리는 처음 착륙지를 선정할 때부터 이 협곡과 분화구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서 “이곳이 착륙지로 그리 바람직한 곳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렉 박사는 착륙 예정지에서 협곡이 차지하는 면적이 고작 10%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착륙선과의 통신이 끊어진 것이 협곡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화성 극지방 착륙선은 지난해 12월 3일 화성에 착륙하여 90일 동안 화성의 대기를 분석하고 남극의 표면 밑에 얼음이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착륙선이 11개월에 걸친 여행의 마지막 단계로 하강을 시작한 이후 연락이 끊겨버렸다. 항공우주국은 이 착륙선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지금도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덴버포스트지는 이 착륙선의 유도를 맡았던 록히드 마틴 팀이 착륙 예정지에 협곡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렉 박사는 항공우주국 사람들과 록히드 마틴 팀이 모두 협곡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렉 박사는 “협곡은 착륙 예정지를 선정할 때부터 중요한 문제였다”면서 “착륙선을 협곡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부드럽게 유도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계획이 착륙선을 더 위험한 지역으로 유도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계획이 실행되지는 않았다.

문제의 협곡은 깊이가 약 1.6km, 폭이 약 6.4km이며 화성의 남극 근처에 3885㎢의 타원형으로 누워 있다. 그러나 착륙 예정지 전체에서 이 협곡이 차지하는 면적이 10%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착륙선이 이 위험지역 밖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90%나 되는 셈이다.

항공우주국은 사라진 착륙선의 낙하산 흔적을 찾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론대로라면 이 낙하산은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에서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렉 박사는 낙하산이 발견된다면 착륙선의 행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우주국은 화성 극지방 착륙선이 사라지기 3개월 전에도 화성 기후 궤도선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다. 록히드 마틴 팀이 중요한 항법 데이터의 자료환산을 잘못한 것이 원인이었는데 이 탐사선은 화성의 대기권 내에서 불타버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science/010700sci-nasa-mar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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