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아파트 전세금 오름세 수도권전체 확산

  • 입력 2000년 1월 12일 22시 05분


새해 벽두부터 전세금의 오름세가 가파르다.

부동산플러스 부동산114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서울 강남과 분당 일산 등 5개 신도시 일부에서 나타났던 전세금 오름세가 수도권 전체로 확산하고 오름폭도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물 부족으로 거래조차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로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공급은 줄어든 반면 겨울 방학과 인사이동철을 맞아 전셋집을 옮기려는 실수요자는 크게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체제 직후 큰 폭으로 떨어진 전세금으로 계약했다 최근 계약이 만료됐거나 만기가 가까워진 임차인들이 새로 집을 옮기기 보다는 차액을 물고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매물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세 파동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신혼부부나 새로 독립하는 사람이라면 아파트보다는 다세대나 다가구 등을, 아파트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3월 이후로 이사 시기를 늦추는 게 싼 값에 원하는 전셋집을 고르는 요령”이라고 귀띔한다.

▽서울 강남권=전국의 집값을 선도하면서 서울의 노른자위로 일컬어지는 강남 강동 송파 서초구 등지에선 매물 부족 현상이 두드러졌다. 수요는 늘고 매물은 부족해져 전세금이 한달 전보다 평균 5∼10% 올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의 경우 지난달초 1억∼1억2000만원에서 최근에는 1억1000만∼1억4000만원에,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 타워형 34평형은 1억원에서 1억1000만∼1억1500만원에 각각 시세가 형성됐다.

▽서울 강북권=강북 노원 성동구 등지도 매물은 눈에 띄게 줄고 있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적거나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 본격적인 이사 수요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강북구 번동 주공아파트 17평형은 4300만∼4500만원에, 성동구 마장동 현대아파트 32평형은 9500만원에 움직임이 없고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25평형은 지난달초보다 500만원 오른 6000만원에 전세금이 형성됐다.

▽서울 강서권=양천구 금천구 등지는 매물은 없고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가격 오름폭은 강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폭에 머물고 있다. 목동 12단지 27평형은 9500만원으로 지난달과 큰 변동이 없고 38평형은 1000만원 정도 오른 1억5000만∼1억6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금천구 시흥동 벽산아파트 32평형도 한달전과 같은 8000만∼8500만원에 머물러 있다.

▽5개 신도시=분당 일산 분당 평촌 중동 등 5개 신도시에선 20∼30평형대를 중심으로 전세금이 지난달초보다 200만∼500만원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산 분당 등지의 경우 2000∼8000가구 안팎의 대규모 아파트단지에서 매물은 일주일에 2,3건 정도에 불과한 반면 찾는 사람은 10여명을 넘어서면서 호가가 계속 오르는 양상. 또 평촌의 일부 지역에선 아파트재건축에 따른 특수까지 겹쳐 전세금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 안양시 평촌동 ‘지성’중개소의 김민숙씨는 “비산동 주공아파트 등이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최근 들어 전세금이 200만∼500만원 정도 올랐지만 앞으로도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평인·황재성·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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