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초(醋)치는 소리냐고 화를 낼 투자자와 벤처기업가도 많을지 모르겠다. 배우 박중훈씨가 친구들이 창업한 벤처기업 ‘새롬기술’에 2억5000만원을 투자해 20배(5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등 코스닥시장 대박스토리가 속속 전해지는 요즘이기 때문이다. 또 정부 각부처가 경쟁적 지원을 통해 벤처붐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의 흥청거림은 아무래도 비합리적인 감이 짙다. 시가총액이 60조원을 돌파할만큼 코스닥시장이 급속팽창 중인데도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거래비중이 5%에 불과하다는 것은 무얼 뜻할까. 그러면서도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이 바로 박중훈씨가 투자한 새롬기술 등 몇몇 핵심종목을 중심으로 장세(場勢)를 주도한다. 결국 코스닥시장 거래의 95%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 가운데 상당수는 ‘호랑이 꼬리’를 잡고 있는 건 아닐까.
▽정부의 직접지원이 오히려 벤처기업의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자칫하다간 1,2년내에 벤처기업 도산사태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찮다. 주가는 대량매각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하락하기 시작하고 투매가 본격화하면 이미 걷잡기 어렵다. 코스닥시장이 몇 안되는 ‘박중훈’을 탄생시키는 동시에 덤피(Dumpies·Destitute Unprepared Mature People·준비안된 성숙한 빈털터리)를 양산할 가능성에도 눈을 돌려야 할 것같다.〈배인준 논설위원〉inj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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