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객기피랍은 「예고된 사고」

입력 1999-07-25 19:31수정 2009-09-2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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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의 죽음을 몰고온 23일의 일본 젠닛쿠(全日空·ANA) 여객기 공중납치사건은 ‘괴도 뤼팽식 예고범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경찰 조사에 따르면 범인(28)은 이름과 주소를 모두 밝히고 지난달말 공항경비시스템의 허점을 경고하는 편지를 운수성과 3개 항공사에 보냈다. 범행 나흘 전인 19일에는 공항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어 “왜 대비책을 세우지 않느냐” “나를 경비 책임자로 써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경고한 허점을 그대로 이용했다. 범행 당일 오전 6시45분 비행기로 도쿄(東京) 하네다(羽田)공항에서 오사카(大阪)에 갔다가 바로 하네다공항으로 돌아갔다. 식칼 두 자루와 선글라스 접착테이프가 든 손가방은 탑승수속 때마다 카운터에 맡겼다.

오사카에 갔다온 것은 하네다공항 1층의 짐찾는 곳에 들어가기 위한 수단. 범인은 하네다공항에서 칼이 든 손가방을 찾아 일반인의 통행이 금지된 계단을 통해 2층 출발로비로 올라갔다. 그리고 납치하기로 점찍어둔 신치토세(新千歲)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 비행기는 오사카로 가기 전에 예약해뒀다.

범인은 대학시절 항공회사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비행기나 공항에 대한 관심과 지식도 뛰어났다. 최근에는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에 심취했었다고 주변 사람들은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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