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김농주/「미래형 산업」서 일자리 창출 모색을

  • 입력 1999년 5월 31일 19시 29분


일자리는 어디에서 만들어지는가. 제조업에 의존하던 일자리 창출 기조가 흔들리면서 이런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21세기에는 제조업보다는 비제조업에서 일자리가 더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일 후 독일은 제조업 중심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을 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그러나 미국은 10여년 전부터 방향을 바꿔 비제조업에서 고용을 창출하는 데 노력을 집중해 성공을 거뒀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계는 최근 25만명을 새로 고용했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그래도 인력이 부족해 전문가들을 해외에서 채용하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한 편의 영화로 2만여명이 일하는 웬만한 제조업체보다 더 많은 외화를 벌어들인다. 할리우드는 흥청댈 수 밖에 없다. 할리우드에서는 고용이 계속 늘고 창조성을 갖춘 젊은이들이 몰려든다. 최근 26만여명이 소품 영화촬영 편집 분야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한때 군수산업의 위축으로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하던 과학자들이 임시직이라도 찾기 위해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미국 노동성은 이들의 수학적 능력을 금융에 접목시켜 금융공학 전문가로 직업능력을 갖추게 했다. 그들은 뉴욕의 월가에 진출해 파생금융 상품 운영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공공근로나 술집 음식점에서 아무리 일시적으로 고용이 증가해도 이는 불안정한 고용 창출이다. 당장 생활이 어려운 사람이 많으므로 공공근로 대책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정치적 효과만을 염두에 두고 영구적인 일자리 창출 전략을 소홀히 하면 만성 고실업률에 시달리는 유럽형 고용구조를 닮게 될 것이다.

21세기에는 음악 디자인 레저 영상산업 등 창조성 있는 직업에서 고용이 더욱 확대될 것임에 틀림없다. 미래의 지식문화사회에 필요한 전문가를 많이 육성하는 고용촉진 정책이 필요하다.

김농주<연세대 취업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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