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땀]「건강 가늠자」이상땐 「뻘뻘」

  • 입력 1999년 4월 27일 19시 05분


봄 없이 찾아온 여름? 기상청에선 이번주 한 두 차례 비가 오겠지만 무더위는 계속된다고 예보.

벌써부터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땀 때문에 걱정인 사람이 있다. 더우면 땀이 많이 나오게 마련. 그러나 예년보다 땀이 많이 날 경우에는 건강이 상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땀은 왜 나며 어느 정도 나야 정상일까? 또 어떻게 땀을 흘리는 것이 몸에 좋을까?

▽땀〓인간은 체온이 섭씨 37도 정도로 유지돼야 살 수 있는 항온동물. 체온이 올라가면 땀을 통해 열을 내보낸다. 땀은 99%가 물이고 염화나트륨 젖산 포도당 등이 섞여 있다. 따라서 땀은 ‘묽은 소금물’.

▽얼마나 나오나?〓성인은 보통 하루에 8백50∼9백㎖의 땀을 흘린다. 하루 맥주 5백㏄ 두 컵에 가까운 땀을 흘리는 것. 축구 선수가 전후반을 뛰면 4천㎖, 마라톤 선수가 완주하면 6천㎖의 땀이 흐른다.

땀을 흘릴 때는 몸속에서 근육이나 신경의 운동을 조절하는 ‘이온’도 나와 순간적으로 운동신경의 기능이 떨어진다. 몸무게 70㎏인 사람이 1천4백㎖의 땀을 흘리면 운동능력이 20% 떨어진다.

▽건강한 땀 흘리기〓30분∼1시간 운동하면 노폐물이 섞인 ‘좋은 땀’이 빠져 나간다. 사우나에서는 이온도 많이 빠져 나가므로 땀을 너무 많이 빼는 것은 좋지 않다. 또 평소 운동하지 않는 사람이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해도 이온이 많이 빠져나간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옷에 땀이 약간 젖을 정도가 좋다.

땀을 계속 흘릴 때는 먼저 나온 땀의 소금기가 땀구멍을 막아 고열 두통 등에 시달릴 수 있다. 따라서 수시로 닦아야 한다.

또 땀을 흘리고 난 뒤 수분 보충은 필수. 그렇지 않을 경우 혈액 순환장애로 권태감 두통 식욕부진 집중력감소 등이 온다. 운동 후 갈증이 날 때는 필요한 물의 5분의 1정도만 마셔도 갈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땀으로 나간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때는 목을 약간 축인뒤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이전보다 땀이 많이 나올 경우〓대부분 건강이 악화됐다는 신호. 정신적 긴장이나 피로가 쌓인 경우가 많다. 또 살이 찌면 많이 흘린다. 폐경기나 생리 중인 여성에게서 많이 날 수도 있다.

특정 질환의 증세로 땀이 흐르기도 한다. 식사 중 머리에서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경우 위(胃)에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결핵환자는 등에서 식은 땀이 난다. 땀을 흘리고 난 뒤 속옷이 누렇게 변하면 간질환을 의심.

▽땀이 제대로 나지 않으면〓땀이 안나는 무한증(無汗症)은 땀이 줄줄 흐르는 것보다 위험하다. 주로 유전이나 정신적 요인으로 생기지만 당뇨 혈압강하증 아토피피부병의 증세로도 나타난다. 땀구멍이 막히면서 피부에 염증과 물집이 생기는 땀띠도 원인.

땀띠를 예방하려면 바람이 잘 통하는 옷을 입고 영아의 경우 기저귀를 자주 갈아줘야 한다. 땀띠가 생기면 수시로 샤워하고 햇빛을 피하며 운동도 피해야 한다.

(도움말〓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교수 02―3410―2440)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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