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근육병 국내 첫 수술…연대의대 문재호교수팀

  • 입력 1999년 2월 5일 19시 23분


불치병으로 알려진 ‘진행성 근육병’ 치료의 길이 열려 국내 1만5천∼2만명으로 추산되는 환자들에게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이 병은 2,3세 때 근육이 마비되기 시작해 12세 무렵 걷지 못하다가 몇 년 뒤 심장근육마저 마비돼 숨지는 유전병. 최근 미국에서 개발된 치료법이 도입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환자 손모군(7)이 5일 밤11시 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근육세포 이식 수술을 받았다.

재활의학과 문재호(文在豪)교수팀은 이날 오후 미국 세포치료연구재단에서 6주 동안 배양한 근육세포를 미 델타항공편으로긴급공수해와손군의 근육 82곳에 주사로 주입했다. 문교수는 “결과는 2,3개월 뒤 알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미국에서 수술받은 환자 70∼80%가 호전됐다”고 밝혔다.

96년 5월 손군의 부모는 아이가 걸핏하면 넘어지자 병원을 찾았다가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당시 담당의사는 “이 병에 대해 말하기가 미안하다”며 의학서적 몇 장을 복사해 줬다. 그러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재활훈련으로 몸의 상태를 유지하다 이번에 수술을 받은 것.

이 수술의 문제는 2억원이란 큰 돈이 들어가는 수술비. 다행히 이번에는 병원측과 한국근육병재단 등에서 비용을 지원했다.

손군의 수술케이스는 절망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는 다른 환자들에게도 ‘기적같은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근육병재단과 병원측은 헌혈하듯이 근육세포를 공여할 사람도 찾고 있다. 02―3497―2640

〈이성주·이나연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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