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늘어나는 청소년 술·담배

동아일보 입력 1999-01-18 18:58수정 2009-09-2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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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음주 흡연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공개된 몇가지 통계자료는 기성세대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중고교에서 음주와 흡연으로 징계를 받은 학생숫자가 97년에 비해 71%나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보호위원회 자료에서는 지난해 중학교 남학생의 첫 흡연연령이 평균 12.9세로 급격히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몇년사이 중고교에서 술과 담배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다.

청소년에게 술 담배는 탈선과 범죄로 이어지는 첫번째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술 담배에서 시작한 유해약물 사용은 본드같은 환각물질을 거쳐 결국 마약으로까지 연결된다는 사실이 연구결과 입증된 바 있다. 술집에 드나들며 유해환경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죄에 가담하는 예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런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실효성있고 구체적인 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97년 7월 청소년보호법이 발효된 직후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팔지 말자는 분위기가 확산된 적이 있다. 그러나 반짝 현상이었을 뿐 지금 청소년이 술 담배를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새 법의 처벌규정이 매우 엄한 편인데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은 상인이나 단속하는 경찰 모두가 청소년 보호에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법보다 실천이라는 진리를 새삼스레 깨닫게 해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일차적인 대책은 청소년을 술과 담배로부터 차단하는 데 기성세대가 적극 앞장서는 것이다. 여기에는 상당 기간에 걸친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청소년에게 술 담배가 널리 퍼져 있는 이상 현실적인 대안도 찾아내야 한다. 술과 담배의 유해성을 일깨워 주는 교육프로그램 강화가 그것이다. 청소년기에 술과 담배가 주는 해독이 성인에 비해 훨씬 큰데도 대부분의 학교는 이를 알리는 교육에 소홀했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청소년 정책의 위상이다. 청소년문제를 국가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 나라는 정부내의 청소년 주무부처가 지난 30년간 7번이나 바뀔 정도로 관심권 밖에 머물러 있다. 이대로는 정부 대책에 별 기대를 걸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청소년 통행금지나 교복 의무착용같은 특단의 조치가 나올 수 있는 것도 행정 책임자의 강력한 추진의지에 힘입은 결과다. 우리 청소년정책에도 대전환의 계기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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