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독자기사 6개월]애틋한 사연 밀물

  • 입력 1998년 11월 29일 20시 33분


“사회면 창코너의 ‘한살배기의 암투병’을 읽고 메일을 보냅니다. 수빈이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송금을 하려 합니다. 송금계좌를 알려주십시오.”(leebongjae@netsgo.com)

“임미성 아줌마는 날개 없는 천사입니다. 이런 분들을 더욱 많이 찾아내어 우리 사회의 소금과 같은 존재로 만들어주세요.”(뉴욕에서 브라이언 강)

“미국에 사는 교포입니다. 늘 어지러운 고국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안쓰럽고 혼란스러웠는데 훈훈한 인정이 깃들인 기사를 보니 고맙군요.우리 힘내자고요. 화이팅.”(bgkang@ix.netcom.com)

98년 11월은 따뜻했다. 라니냐의 영향으로 그 어느해보다 춥다는 겨울, 그리고 길고 어두운 IMF터널. 그 속에서도 불쑥 찾아든 낯선 노숙자에게 따뜻한 밥 한그릇을 대접하는 가난한 식당주인, 암에 걸린 아기 소식을 신문에서 접한 뒤 돕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시민들, 자신도 점심을 거르면서 장학금으로 받은 돈을 결식아동돕기모금에 선뜻 내놓은 고교생…. 동아일보에는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고 아름답게 사는 사람들의 소식이 많이 실렸고 독자들은 격려의 편지로 화답했다. 독자들은 고난을 눈물겹게 이겨내는 사람들의 소식, 따뜻한 인심이 담긴 기사에 다른 어떤 기사보다 많은 전자우편을 보내주었다.

한편 11월에는 교원노조 허용과 교원정년 단축 발표,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여러가지 ‘교육계 사건’이 있었던 만큼 이와 관련된 전자우편이 폭주했다. 교원정년 단축 문제에 대해서는 “일반 기업의 근로자들은 회사부도다 구조조정이다 하여 55세 정년을 제대로 채우고 퇴직하는 사람이 10%도 안된다. 교육개혁을 한다면서 교원정년 단축건 하나 해결 못하고 정치권과 일부 교육공무원들의 집단이기주의에 밀려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현재 53세 이상 교원에게는 무조건 65세 정년을 적용해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한다니 답답하다. 그 돈은 과연 누구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인가”(tgkwon@tulip.dic.co.kr)하는 의견과 “이제 우리나라에서 교육은 시장경제체제의 한 상품이 되어 버렸으며 정부는 이러한 세태를 앞장서서 조장하고 있다. 인간성과 윤리를 상실하고 경제적 효율성만 따지는 이런 교육이 어떤 밝은 미래를 열 수 있겠는가”(jcmoon@sbsmail.net)하는 의견들이 격렬하게 대립했다. 그밖에 기사 내용의 정확성, 전문성 문제를 구절구절 꼼꼼히 따지는 전자우편이 많아 동아일보 기자들의 반성과 분발을 촉구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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