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일부銀,「마이너스 대출금리」 기현상

입력 1998-11-05 19:34수정 2009-09-24 20:4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은행이 돈을 빌려주면서 대출이자까지 대신 물어주는 일을 상상할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이같은 ‘이변’이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나타나 화제다.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시티은행과 영국 바클레이즈은행 등 미국과 유럽계 은행들이 이번주 들어 런던 금융시장에서 신용도가 높은 일부 은행을 대상으로 일본 엔화를 마이너스 0.03∼0.04%의 마이너스금리로 대출하고 있다.

시티은행 등은 달러화 등 외화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은행과 일시적으로 교환해 보관중인 엔화자금을 마땅히 운용할 곳이 없자 이자를 대신 물어주는 이색 대출에 나섰다. 은행의 대출이자부담액은 마이너스 대출 폭만큼이다.

마이너스 금리로 대출하더라도 일본계 은행으로부터 엔화를 조달할 때 더 큰 폭의 마이너스 금리로 조달하므로 거래은행 전체로서는 손해를 보기는 커녕 차익을 남긴다는 것.

이는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신용도 격하로 해외에서 직접 달러를 차입할 길이 사실상 막힌 일본은행들이 미국 및 유럽계 은행에 엔화를 일정기간 맡겨두고 달러를 빌려쓰는 방법으로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현상이다.

또 도쿄(東京)금융시장에서는 최근 단기국채(TB) 6개월물의 유통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0%로 떨어졌다.

이런 현상들은 일본 금융산업과 엔화의 신인도 추락이 어느 정도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본 금융기관의 신용도가 빨리 회복되지 않는 한 엔화 대출자금의 마이너스 금리와 단기국채의 사상 최저 수익률이라는 이변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