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특집]전문가 4인의 「5천만원 굴리기」

  • 입력 1998년 10월 27일 19시 29분


《금리가 바닥을 기고 있는 요즘에는 투자할만한 금융상품을 찾기가 무척 어렵다. 이런 때 재테크 전문가들은 여유돈이 있다면 어떻게 운용할지 궁금해진다. ‘뭐가 달라도 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여유돈 5천만원을 전문가들이 직접 운용해보는 상황을 설정했다. 다양한 투자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5천만원을 설정했을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 신한 한미 하나 보람 등 4개 우량은행의 재테크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저금리시대의 여유돈 운용요령’을 들어봤다.》

◇ 신한銀 서성호과장

▼투자포인트〓첫째, 절세상품을 한도껏 활용한다. 이자소득세율이 인상되면서 일반상품과 세금우대상품간 이자율 차이가 종전 11%포인트에서 13%포인트로 확대됐기 때문에 절세효과가 더욱 커졌다.

둘째, 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기간별로 분산투자를 한다. 시중금리가 워낙 많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1년 미만 단기상품에 투자자금의 50%, 1년짜리 중기상품에 30%, 1년 이상 장기상품에 20%를 각각 배정한다. 즉 단기상품 중심으로 자금운용전략을 세우라는 얘기다.

▼실전투자〓1년 미만 단기상품에 2천5백만원을 예치한다. 단기상품으로는 △은행권의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채(RP) 표지어음 실세금리연동정기예금 △종합금융사의 기업어음(CP) △투자신탁 및 증권사의 머니마켓펀드(MMF) 단기공사채형수익증권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단기상품의 금리는 연 8∼9%대. 1∼3개월 단위로 투자하되 금리상황을 봐가면서 재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1년짜리 중기상품으로는 실세금리연동정기예금이나 CD연동정기예금, 신탁상품인 신종적립신탁을 활용한다. 세금우대가 되고 3개월 단위로 금리가 재조정되는 실세금리연동정기예금에 1천5백만원을 예치한다.

나머지 1천만원은 세금우대형 2년제 정기예금에 다른 가족 명의로 가입, 금리 하락 가능성에 대비한다.

◇ 한미銀 이건홍과장

▼투자포인트〓금리가 한자리수 대로 떨어진 상황에서는 세금우대상품과 비과세상품을 적절히 결합한 자금운용이 최선의 재테크요령이다.

즉 월이자지급식 세금우대상품에 가입한뒤 매달 나오는 이자는 비과세상품에 예치, 절세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금우대상품에 가족명의로 가입하고 올 연말이 가기 전에 비과세가계신탁에 가입한다.

▼실전투자〓월이자지급식 월복리신탁에 부부명의로 2천만원씩 총 4천만원을 세금우대로 가입하고 나머지 1천만원은 자녀명의로 예치한다. 이렇게 5천만원을 세금우대상품에 예치하면 일반과세상품보다 매달 6만2천원 가량(수익률 연 11.5% 가정)의 이자를 더 받게 된다.

월복리신탁에서 매달 나오는 이자 42만5천원을 비과세가계신탁(연 13%안팎)에 예치하면 3년 후 이자는 1천8백70만원으로 불어난다. 만약 5천만원을 세금우대 월복리신탁(연 11.5%)에 3년동안 예치하면 세후이자는 약 1천4백60만원이 된다. 세금우대와 비과세상품을 조합한 결과 4백10만원의 이자를 더 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전부터 비과세가계신탁에 매달 50만원 이하를 불입하고 있는 경우라면 매달 42만5천원을 추가로 납입하더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 하나銀 문순민팀장

▼투자포인트〓첫째, 다른 상품에 비해 금리가 높은데다 이자율이 천천히 떨어지는 신탁상품을 적극 활용한다. 둘째, 세금우대상품에 가입해 절세효과를 높인다. 셋째, 투자금액의 3분의 1은 단기상품에 가입해 유동성을 확보한다. 넷째, 자신의 투자성향이 공격적이라고 판단되면 주식 등 위험자산에 보유자산의 일부를 투자할 수도 있다.

▼실전투자〓은행의 적립식 목적신탁에 2천만원을 세금우대로 가입한다. 신용협동조합 예탁금에 1천7백만원을 예치한다. 신협 예탁금은 은행의 세금우대상품에 가입해 있다고 하더라도 추가로 2천만원까지 세금우대로 가입할 수 있다. 신협의 안전성은 은행에 비해 다소 처지는 게 사실이지만 정부가 원리금 지급보장을 해주기 때문에 2천만원까지는 가입해도 괜찮다. 원리금 합계가 2천만원을 넘지않기 위해 투자금액을 1천7백만원으로 했다. 투자기간은 1년이고 우대세율은 연말까지 2.2%, 내년부터는 6.7%가 적용된다.

종합금융사의 어음관리계좌(CMA)에 나머지 1천3백만원을 예치한다. CMA는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어 금리상승기에 대비할 수 있는데다 하루만 맡겨도 연 8%안팎의 이자를 주기때문에 단기운용으로 적합한 상품이다. 대체상품으로는 은행의 금리연동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투신사 MMF 등이 있다.

◇ 보람銀 류남현대리

▼투자포인트〓신종적립신탁 가입일이 작년 12월15일 이후 올 2월8일 사이에 있는 사람은 단기운용 상품으로 신종신탁을 최대한 활용한다.

이 기간동안에 가입한 신종신탁의 경우 만기가 1년이기 때문에 2개월짜리 단기상품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배당률이 연 13%안팎으로 다른 단기상품의 이자율(8% 안팎)보다 훨씬 높다는 것도 강점. 단 만기후에는 추가불입이 불가능하다.

또 만기후 해지하지 않고 그냥 놔두더라도 이자율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에 금리 추이를 지켜보면서 ‘갈아타기 전략’을 얼마든지 구사할 수 있다.

▼실전투자〓세금우대 적립신탁(월이자지급식)에 2천만원을 가입하고 여기서 나오는 이자는 비과세상품에 입금, 수익을 극대화한다. 나머지 3천만원은 금리상승기에 대비, 단기로 굴린다. 올 2월9일 이전에 가입한 신종신탁이 있다면 신종신탁을 단기상품으로 활용하고 그렇지 않다면 3개월짜리 단기상품인 표지어음이나 정기예금에 예치한다. 표지어음 등 3개월짜리 단기상품에 가입한 경우 만기시 나오는 이자를 떼내 비과세저축에 분기별 한도인 3백만원까지 불입한다. 금리에 큰 변동이 없으면 단기상품에 재예치하되 기간은 1∼3개월중에서 상황을 봐가면서 선택한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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